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승진미래전략 수립·신사업 발굴 등… 2025년까지 매출 3조6000억 달성 목표이웅열 명예회장 "경영 능력 인정받아야 주식 줄 것"
  •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는 본격적으로 승계를 위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전날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이끌어온 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이끌어 온 이 사장은 BMW본부장인 전철원 부사장과 함께 사장으로 승진해 내년 1월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 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전철원 대표는 세일즈와 A/S네트워크 관리 등 신설 법인 영업 기반을 다지게 된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7월 이사회에서 건설·상사 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 부문 신설 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BMW와 아우디·볼보·지프·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이 신설 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내년 1월 1일 75 대 25의 비율로 인적 분할돼 신설 및 재상장된다.

    신설 법인은 BMW·아우디·볼보·지프·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을 통합해 유통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 확장하며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전기차(EV) 영역에서 신규 브랜드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기존 오프라인 위주 유통사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중고차 사업 등 모빌리티의 밸류 체인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년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으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견인한 이 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서 충분한 역량을 보여야 한다.

    앞서 이 명예회장은 2018년 11월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아버지로서 재산은 물려주겠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은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사장은 코오롱그룹에서 임원으로 승진한지 약 7년이 지났음에도 계열사를 포함해 코오롱그룹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사업부문 예상 매출은 2조2000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700억원 수준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각각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중 신사업 연간 매출 목표치는 4000억원으로 이 사장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다른 오너가들과 비슷하게 초고속 승진을 하긴 했으나 다른 점은 지분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 명예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번 모빌리티 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1984년생으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2014년 코오롱글로벌 부장, 2015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2017년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COO 전무, 2020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