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 불안감·금리인상 우려 맞물리며 매매철회서울아파트 8월 659건 거래…2006년이후 역대최저 한은 연말 빅스텝 예고…8%대 금리 IMF이후 14년만
  • #.신축아파트에 당첨된 A씨부부. 마침내 내집을 마련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입주예정자협의회로부터 중도금대출 안내문을 받고 도통 잠을 잘 수 없었다. 집단대출 금리가 5.8~6.2% 수준인 까닭이다. 심지어 안내문에는 추후 금리가 7%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적혀 있어 눈앞이 캄캄했다. A씨부부의 연소득은 부부 합쳐 6200만원. 디딤돌대출도 막혀있는 상황이다. A씨부부 실수령액은 월 450만원정도인데 이자와 원금상환에만 한달에 290만원씩 내야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올연말 결혼식하는 30대 예비신혼부부인 B씨. 신혼집을 알아보던중 집값이 무섭게 오르자 덜컥 겁부터 났다. 당장 어디든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집한칸 마련하지 못하고 전월세를 전전할 것만 같았다. 마침 회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축오피스텔이 분양을 해 6억원에 덜컥 매입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금 6000만원도 그때 지불했다. 하지만 중도금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금리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대출이자가 IMF때로 회귀할 것이란 소문에 계약금을 포기할까 고민중이다.  
  • 최근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계약금 수천만원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불안감과 금리가 더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맞물리면서 매매를 철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659건으로 7월 643건보다 10여건 증가했지만 8월 거래량으로는 2006년 실거래가 조사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기존 집을 매도하지 못해 갈아타기에 실패하면서 거래단절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매도좌절→매수포기→매물쌓임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거래절벽 현상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탓이 커 보인다.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지자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매수기회를 철회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상단은 현재 7%대를 형성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한차례이상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연내 대출금리는 8%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8%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이다. 
  • 반면 집값은 2012년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주(3일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매매가격은 0.20% 하락했고 서울 또한 직전주 -0.19%에서 -0.20%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는 2012년 12월 첫째주 -0.21%이후 가장 높은 하락폭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매수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매물가격 하향조정속에서 간헐적인 실거래 하락단지가 발생하며 전주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