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2.46%포인트… 2014년 2분기 이후 최대금감원,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 시행은행, 유동성 어려움 호소… 은행채 발행 재개 등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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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의 이자 장사 성적표로 통하는 예대금리차가 8년 만에 최대로 벌어지면서 금융당국이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선다. 

    27일 한국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2분기(2.49%p)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는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를 말한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격차로 은행 마진이 커진다는 얘기다.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0년 3분기 말 2.03%p에서 그해 4분기 말 2.05%p,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에 각각 2.12%p, 3분기 말 2.14%p, 4분기 말 2.21%p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예대금리차는 1분기 말 2.32%p, 2분기 말 2.40%p로 더 벌어졌다. 

    올해 국내은행의 금리 변동 현황을 보면 예금 금리는 올해 2분기 말에 1분기 말보다 0.21%p 올랐는데,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29%p 올랐다. 올해 3분기 말 예금 금리는 2분기 말보다 0.49%p 오른 데 비해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55%p 상승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 기조 속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국내 은행들이 예대 금리차에 의존해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신설과 대출 금리 공시 개선을 담은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 시행에 나섰다. 은행들은 평균 대출 및 가계 대출 기준 등 예대금리차를 다음 달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매월 공시해야 한다. 

    이에 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상 폭은 늘리고 대출 금리는 일제히 낮추며 예대금리차 통계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달 금융당국이 시중 유동성이 모두 은행권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를 경계하며 수신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자 은행권에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예대금리차 공시 등 정부 정책이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며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는 추세라 은행권의 자금 조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권고 아래 한 달여 간 은행채 발행도 자제해온 상황이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토로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은행채 발행을 재개하는 등 은행권의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4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예금을 못 올리고 은행채도 발행 못 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주말 전후에 또 한 번 관계장관 회의라든가 어떤 고위급 의사 결정을 통해 유동성 운영 관련 제언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