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화양초 3월 문닫아…내년 도봉고 폐교 예정학령인구 감소세 가속…'강남 8학군'도 학생 유입↓신도시는 '과밀'…젊은층 유입지역 학군재편 가능성
  • ▲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 폐교가 잇따르면서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등이 가까운 학군지는 선호도가 높아 집값이 다른 곳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교육수요가 줄수록 그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신도시로 수요 쏠림현상이 가속화해 학군지간 양극화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학교가 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는 내달 새학기를 앞두고 문을 닫는다. 화양초 학생 62명은 인근 성수초교와 장안초교로 분산배치된다.

    서울에서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로 2015년 금천구 흥일초가 폐교했고 2020년 강서구 염강초와 공진중, 내년 도봉구 도봉고가 일반계 고등학교 최초로 문을 닫는다. 

    이번 화양초 경우 주변에 상업지가 많고 대학생 등 1인가구 거주비율이 높은 특성상 폐교가 불가피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소 전언이다.

    화양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화양초 주변은 유흥시설과 상업지가 많고 인근 건국대생 중심 1인가구가 몰려 있어 일반적인 주거지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변 빌라거래에 폐교관련 이슈가 이미 반영돼 당장 매매가가 떨어지는 등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신도시 이주 등으로 서울내 폐교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령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만 6~21세)는 2020년789만명에서 2030년 594만명으로 약 200만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같은기간 초등학교 학령인구(만6~11세)는 272만명에서 159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시설 폐교와 통폐합으로 이어진다. 서울시교육청 '2023~2027학년도 학생배치계획'을 보면 학생수 240명이하 소규모학교는 2022년 42개교에서 2027년 80개교로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학교는 집값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꼽힌다. 특히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나 양천구 목동 등 유명학군지 경우 한 블록 차이로 가격이 수억원씩 달라지기도 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각 지역구에는 여러 초등학교중 특히 주변 고소득가구가 배정되거나 혁신학교로 지정되는 곳이 주변집값을 좌우한다"며 "예컨대 목동에서는 우수학군으로 꼽히는 월촌초 배정여부에 따라 같은평형 아파트값이 2억~3억원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학교 통폐합 및 폐교가 지속되면 서울과 수도권 학군지지도가 개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남 8학군'으로 유명한 강남지역도 학생유입이 줄고 있다. 지난달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를 이용해 2013~2022년 중학생 순유입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강남구 중학생 순유입 규모는 1516명(2013~2017년)에서 922명(2018~2022년)으로 감소했다. 같은기간 서초구도 중학생 순유입이 478명에서 99명으로 줄었다.

    반면 경기도는 순유입 중학생이 3.7배 늘었고 초등학생 경우 444명에서 1만4856명으로 33배나 폭증했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서울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30~40대 상당수가 주변 수도권으로 이주했고 해당지역 교육수요도 늘고 있다"며 "특히 위례신도시를 포함한 2기신도시 지역에서는 오히려 학교과밀로 주변 주민간 갈등이 고조되는 등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10년뒤에는 서울주변 신규택지가 유력학군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군이 없어지면 아이가 있거나 젊은부부들은 해당지역에 들어오지 않으려 할 것이고 부동산가치도 떨어지는게 수순"이라며 "서울은 마지막까지 버티겠지만 인구유출이 심한 지방은 학군감소로 인한 집값하락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과 고밀개발을 통해 젊은층이 유입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학군지 재편과 지역별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