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전망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철도부문 준독점적 시장 지위‧방산 호실적 영향나신평 "신규 수주 이어질 듯…중단기 매출 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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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 신용등급이 최근 3년 중에서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 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이 당분간 이어지며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현대로템의 장기 신용등급을 A-/Stable(안정적)에서 A-/Positive(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채무상환능력이 좋아 안심하고 투자해도 좋으며, 중기적으로 등급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BBB+에서 A-로 올라선 이후 약 11개월 만으로, 3년래 최고수준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5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일제히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받으며 2020년 이후 약 2년 만에 A등급으로 복귀에 성공한 바 있다. 

    나이스신평은 이번 등급 전망 상승의 이유로 ▲철도부문의 준독점적 시장지위 ▲방산부문 실적 확대를 통한 사업 안정성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현대로템은 2016년 이후 방산부문 외에서 연간 2조원 내외의 신규수주를 꾸준히 이어왔다. 비중으로 보면 철도부문 수주가 대부분이었고 플랜트부문도 소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각국 방위 증강 기조에 따라 방산부문 수주물량이 크게 늘었다. 폴란드와 체결한 계약만해도 K2 전차 180대 등 한화 약 4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체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방산부문 비율도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13조1000억원 가운데 철도부문 수주는 60.8%로 2015년 이후 7년만에 60%대로 조정됐다. 반면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6조원을 넘기며 40.3%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플랜트 부문은 3% 미만에 불과하다. 

    동시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자산매각, 자산 재평가 등으로 재무지표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8~2019년 플랜트부문과 철도부문에서 대규모 우발손실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저수익 프로젝트의 실적비중이 감소하고 채산성이 양호한 방산부문 실적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한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췄고 구조조정 등 사업 효율화 작업을 병행했다. 

    이에 힘입어 2019년까지만 해도 영업손실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현대로템은 4년 만에 완전하게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2조4539억원이었던 현대로템의 매출액은 지난해 3조163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기간 –279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7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2분기 연속 흑자다. 순이익도 –3557억원에서 1945억원으로 회복됐다. 

    수익성을 회복하며 재무 관련 지표도 정상화되고 있다. 2019년 말 362.6%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23.4%로 감소했고, 순차입금의존도도 26.5%에서 5.3%로 개선됐다. 부채비율의 경우 선수금 수령에 따란 계약부채 증가에 따른 것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16.4%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수익성 회복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확보한 현금 유동성을 차입 상환에 활용함에 따라 이자 부담이 줄고,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로템의 등급 상향 검토 조건으로 ▲EBIT/매출액 4% 이상 및 순차입금의존도 15% 이하를 내걸었다. 현재 현대로템의 EBIT/매출액은 4.7%, 순차입금의존도는 5.3%로 등급 상향 검토 대상에 부합한다. 등급 전망이 조정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가량을 두고 보는 만큼 2024년 상반기까지가 시험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국제정세 상 군비강화 추세에 힘입어 신규수주가 꾸준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철도와 방산부문 납품 확대로 중단기 양호한 매출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