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 역대급 실적삼성생명 7068억, 삼성화재 6133억, 교보생명 5003억 순익주가는… 삼성생명 8.3%↓, 현대해상 11%↓, DB손보 15%↓"IFRS17 의구심 해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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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여파로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보험주(株)는 내림세를 면치 못하며 역주행을 하고 있다. 순익은 줄었는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실적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8일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은 8460억원으로, 전년 동기(8324억원) 대비 1.6% 증가했음에도 순익은 대폭 늘었다.

    교보생명 역시 같은 기간 58.5% 늘어난 50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생명(1292억원, 152.3%)과 KB라이프생명(937억원, 1603.6%) 등도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IFRS17 도입으로 생보사 순익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와는 대조적인 결과다.

    손해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6133억원, DB손해보험 4060억원, 메리츠화재 4047억원, 현대해상 3336억원, KB손해보험 2538억원 등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보험사마다 역대급 성적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보험사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떨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6만7700원까지 올랐던 삼성생명 주가는 하락 전환해 실적을 발표한 지난 18일 6만6600원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7일 7만2600원 비교하면 8.3% 가량 빠진 셈이다.

    삼성화재도 실적 발표 전인 지난 8일 23만20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18일 23만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튿날인 지난 19일 23만5500원으로 회복했다.

    현대해상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1일 장중에 52주 신고가(3만8700원)을 기록한 후 3만7900원에 마감했다. 연고점을 경신한 직후인 12일 6.6% 급락하는 등 지난 18일 3만3750원까지 떨어졌다. 일주일새 11% 가까이 빠진 셈이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25일 장중에 52주 신고가(8만7400원)를 기록하는 등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12일부터 하락 전환했다. 실적이 발표 이후인 지난 18일에는 7만5000원까지 떨어져 실적 발표 전후로 신고가 대비 15%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보험주가 역대급 실적에도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한 이유는 IFRS17 도입 이후 산정된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IFRS17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의 미래 이익을 현실 가치로 나타낸 CSM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CSM을 산출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위험율, 사망률, 손해율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세운 계리적 가정을 활용하는데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이 나서 빠른 시일 내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보험사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결국 아직 보험사의 CSM이 합리적인 가정에서 산출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1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IFRS17 도입 이후 오히려 보험사 간 비교가 어려워졌다"면서 "당국의 기준 강화로 각 사의 CSM이 조정된다면 이익과 배당 측면에서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