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13년 114억원서 작년 3487억원으로… 30배 증가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 40% 육박… 사업다각화 성공우수 중기 제품 소개 및 판매·전문 인재로 맞춤 자재 공급
  • ▲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유진그룹
    ▲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유진그룹
    유진그룹의 건자재 유통사업 매출이 10년 만에 30배 가량 늘며 회사의 명실상부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회사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의 1분기 말 건자재 유통사업 부문 매출은 72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유통사업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2.4%로 집계됐다.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레미콘이 아닌 건자재 유통사업이 차지한 것이다. 

    건자재 유통사업 매출이 꾸준히 늘며 유진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유진그룹은 앞서 지난 2013년 7월 유진기업에 건자재 사업팀을 신설하고 종합 건자재 유통사업 진출을 알렸다.  

    2013년 시장 진출 당시 매출이 114억원에 불과했던 건자새 유통사업 매출은 지난해 3487억원까지 늘며 10년간 30배의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외형이 확대되며 전체 매출 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유진기업 건자재 유통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0%를 넘어 현재 약 40%에 육박하고 있다. 

    레미콘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선택한 부업이 든든한 효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기존 주력사업인 레미콘을 넘어 종합 건자재 유통회사로 변화로 성공한 셈이다.

    현재 유진그룹은 철근과 H빔 등 형강, 단열재,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 분야에선 국내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주요 유통업체다. 이 밖에 목재, 시멘트, 모르타르, 벽돌, 단열재, 석고보드, 바닥재, 타일, 위생설비, 가전, 가구, 창호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33개 분야 3000여종의 건축자재를 취급한다. 건축 내외장재부터 마감재에 인테리어자재까지 취급하지 않는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업계에서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 회장은 미래성장동력을 찾던 중 미국 홈디포, 일본 릭실 등 선진국 성공 사례를 보고 해외 현지 탐방 조사를 거쳐 일찌감치 건자재 유통사업의 성장성을 예견했다. 

    주택이 노후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는 데다 기존 레미콘사업과 시너지도 있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초기엔 회사 안팎의 반대와 우려가 컸다. 

    특히 건자재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유진그룹의 시장 진출 결사 반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유진그룹은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상생모델을 선보이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 제품을 대형 건설사에 납품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며 대-중소기업 간 상생 생태계 구축에 앞장선 것.

    실제 유진기업에 건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300여 개 사다. 이 중 80%가량에 해당하는 250여 개 업체가 중소기업이다. 유진기업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도 건설사에 납품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중소업체에 판로를 제공하며, 중소 제조업체와 건설사 간 동반성장의 가교역할 수행 중이다.

    아울러 사업 다각화에 대한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자 유 회장은 전문 인재를 키우며 사업을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갔다. 실제 전국 46개 사업장에서 220여명의 전문영업사원이 현장을 찾아 사용자별 맞춤 자재를 공급하는 차별화 전략은 유진기업의 건자재 유통사업을 키우는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건설사들도 수십년간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온 유진기업을 믿고 건자재 조달을 맡기기 시작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레미콘과 철근 단열재 등을 한 곳에서 구매하니 원가도 절감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코로나 기간에는 공급시장 불안정 등 이슈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회사는 앞으로도 건자재 유통사업 확장에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친환경 녹색자재의 취급을 늘리고, 우수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적극 발굴 중이다. 신규 상품개발 과정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안전 등 3가지를 핵심기준으로 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대상 특판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제조업체와 납품신뢰도 측면에서 중소업체 제품 사용을 꺼리는 건설사의 중간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