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동기比 86.6%↓…4분기째 지속 플랜트 영업이익률 -0.13%…"일할수록 적자"수주잔액 총 1.8조…5개분기도 못미치는 수준빚 1년만 40배 급증…1년만기 비중 전체 82%
  •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 ⓒSGC이테크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 ⓒSGC이테크건설
    그룹내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를 주도한 SGC이테크건설이 자사 실적관리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고꾸라진 가운데 반등을 위한 뾰족한 묘수도 없어 보인다. 더뎌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계열사들로부터 차입금을 빌려 돌려막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 역시 수익성 회복이 관건이지만 금융투자(IB)업계조차 딱히 기대하지 않는 듯 하다.

    11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SGC이테크건설은 1분기 매출 4233억원, 영업이익 38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2906억원에 비해 45.6% 늘어나면서 4분기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최근 10년새 최대규모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전분기 -90억원에서 흑자전환하는덴 성공했지만 전년동기 220억원에 비해 82.6% 급감하면서 4분기째 전년대비 감익이 지속됐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률은 7.59%에서 0.90%로 크게 줄어들면서 1분기 기준 10년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플랜트 3092억원, 토목건축 1141억원이다. 토목건축 경우 주택경기 둔화로 일부사업이 지연되면서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지만 플랜트는 1765억원에서 75.1% 증가했다. 회전율이 높은 물류센터와 반도체공장 등 산업플랜트 수주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형이 성장한 플랜트부문 수익성이 고꾸라졌다는 것이다. 플랜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97억원에서 올해 -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토목건축도 같은기간 185억원에서 86억원으로 53.1% 급감했다.

    플랜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3%에서 -0.13%로 곤두박질쳤으며 토목건축도 16.23%에서 7.61%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플랜트 영업이익률이 토목건축 5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꼴이다.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 국제유가 인상 등 영향으로 마진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매출원가는 전년동기 2640억원에서 54.2% 증가한 4073억원으로,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원가율 역시 전년동기 90.8%에서 96.2%로 5.40%p 악화하면서 10년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게다가 판관비가 45억원에서 121억원으로 164% 뛰면서 판관비율도 1.58%에서 2.87%로 악화했다.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SGC이테크건설 측은 "원자재가격 상승영향으로 원가율이 상승한데다 일부 플랜트사업장에서 발주처와 이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적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수주잔액이 지난해 1분기 2조1797억원에서 1조8317억원으로 15.9% 줄어들었다. 지난해 연매출 1조5233억원을 고려하면 5개분기 먹거리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IB업계에서도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낮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SGC이테크건설은 올해 매출 1조6410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경우 지난해 실적보다 7.72% 성장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32억원에서 6.63% 하락한 수치다.
  • ▲ 대구 달서구 소재 '죽전역 코아루 더리브' 시공 현장. 2023년 5월. ⓒSGC이테크건설
    ▲ 대구 달서구 소재 '죽전역 코아루 더리브' 시공 현장. 2023년 5월. ⓒSGC이테크건설
    또 다른 문제는 저하된 재무건전성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차입금을 들였지만 재무구조가 여전히 불안해 상환능력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1분기 차입규모는 모두 1678억원으로 전년동기 42억원에 비해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1.84%에서 67.8%로 66.0%p 뛰었다. 특히 차입금 가운데 1년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82.0%에 달해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질적으로 불안한 모양새다.

    OCI그룹 계열사인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부터 PF우발채무 리스크 여파로 금융권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계열사를 통해 지속해서 단기차입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차입했고 12월에는 다른 계열사인 SGC디벨롭먼트 소유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200억원을 빌려 썼다. 올 들어서도 2월에 SGC에너지로부터 단기차입한 800억원중 2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600억원에 대한 대여기간을 연장했다. 

    차입규모가 급증하면서 이자부담도 높아졌다. 1분기 이자비용은 31억원으로 전년동기 6829만원에 비해 46배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38억원으로 쪼그라든 점을 고려하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만 간신히 낼 수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수익성 저하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이 둔화하면서 현금성자산 규모도 전년동기 1202억원에서 936억원으로 22.1% 감소했다. 1분기 기준 2016년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8000억원대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하된 현금창출력과 과중된 차입규모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편 OCI그룹내 소그룹인 SGC는 최근 부당내부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10억원을 부과받았다. SGC는 이우현 OCI 회장 숙부인 이복영 SGC에너지(옛 군장에너지) 회장이 지배하는 소그룹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2016년 삼광글라스(현 SGC솔루션) 재무상태가 악화하자 유연탄(석탄) 구매·물류업무를 맡도록 했다. SGC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광글라스 재무악화는 이복영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배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삼광글라스가 석탄공급사가 되면 SGC그룹계열사인 군장에너지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발전사업을 하는 군장에너지에 석탄을 공급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GC그룹의 실질적 대표회사인 SGC이테크건설은 군장에너지에 공급할 석탄물량을 삼광글라스에 몰아주기로 했다.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는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15회 경쟁입찰을 하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삼광글라스가 13회나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 권고 및 지시에 따라 유연탄 공급사가 보증한 유연탄 발열량을 임의상향하거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입찰실시 자료를 받았다.

    그결과 삼광글라스는 석탄공급시장 신규업체임에도 군장에너지 전체 입찰물량의 46%인 180만t, 금액으로는 1778억원 규모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업체가 됐다.

    이테크건설은 SGC그룹내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석탄트레이딩전문가를 채용해 삼광글라스 입찰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삼광글라스가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러시아 광산기업 수엑(SUEK)社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지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