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홍 부회장, 사조대림 자사주 시간외매매로 추가 매수지분 50% 이상인 사조대림에 오너 3세의 지분 투자 눈길소액주주 갈등 겪으면서 장기적으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
  • 사조그룹 3세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 사조대림이 보유한 자사주 8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사들여 눈길을 끈다. 그가 사조대림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7월 7일 14만주를 사들인 이후 약 한달만이다. 

    이로써 사조대림은 자사주 일부를 현금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과반의 지분을 확보한 사조대림에 오너일가가 직접 투자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8일 사조대림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자사주 24만8993주를 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사조그룹 오너일가의 적극적 참여가 이뤄졌다.

    이번 블록딜에서 주 부회장은 8만주를, 그의 모친인 윤성애 씨도 5만2000주를 사들였다. 이들은 장내매수를 통해 사조대림의 주식 각각 2300주, 1770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이 외에 계열사 사조랜더텍, 사조동아원도 블록딜에 참여햐 각각 2만8000주, 8만8993주를 인수했다. 

    사조대림의 자사주 처분가액은 주당 2만4600원. 주 부회장과 윤씨는 각각 19억원, 13억원을 지출했다. 

    사조대림의 자사주에 대한 블록딜은 지난 7월 11일에 이은 두 번째다. 주 부회장은 당시에도 사조대림의 주식 14만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 두 차례의 거래로 주 부회장은 사조대림의 지분 2.46%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오너일가의 적극적 매입은 이례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사조그룹이 사조대림에 대해 안정적인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지배력을 추가로 늘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분기 말 기준 사조산업, 사조씨푸드, 사조시스템즈 등의 계열사는 사조대림의 지분 50.16%를 보유하고 있고 튼튼한 지배구조상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이번 두 차례에 걸친 자사주의 블록딜과 장내매수로 사조대림에 대한 사조그룹의 지분은 총 55.96%가 됐다. 

    주목할 점은 사조대림의 남은 자사주 물량이 아직 141만4006주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조대림 전체 지분에 15.4%에 달한다. 사조대림은 지난 2019년 사조해표와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 등을 통해 자사주를 늘려온 바 있다. 이 물량을 오너일가와 계열사가 받을 경우 지배지분은 최대 70%를 넘길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조대림이 장기적으로 상장폐지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상장폐지의 경우 지배지분 95%를 확보해야 하는데, 대주주의 지분이 70% 이상일 경우 확보물량에 대한 부담은 그만큼 낮다.

    실제 사조그룹은 수년간 수액주주와 꾸준한 갈등을 빚어왔다. 2020년에는 사조산업이 자회사 캐슬렉스 서울과 오너일가의 회사 캐슬렉스 제주의 합병을 추진하다가 소액주주의 반대로 무산됐고 지난 2021년에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소액주주 연대와 표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사조그룹은 완승을 거뒀지만 이 과정에서 사조산업의 지분을 쪼개거나 임원에게 대여해주는 형태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위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3%룰’을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