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관광 전면 허용에도 증편 카드 만지작만中노선, 한국 찾는 인바운드 수요에 의존9월말 중추절·국경절 맞아 관광객 증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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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과 내수 부진, 부동산 위기까지 겹친 중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다시 열린 중국 하늘길 수요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으로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던 항공업계는 경제적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해 증편을 고심하고 있는 것.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전면 허용을 발표한 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노선 확대와 같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일본 개인여행 허용 이후 앞 다퉈 노선을 늘렸던 때와 대조적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한~중 노선을 운영 중인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증편에 대해 수요 변화를 살핀 뒤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당분간 한중 노선의 수요 변화를 지켜보고 증편이나 추가 운항재개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는 인바운드(해외에서 한국방문)보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방문) 수요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반면 중국 노선은 예외다. 한국인의 중국 방문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가 더 많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은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游客·유커) 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항공사들의 소극적인 대처는 최근 최악의 위기 상황에 치달은 중국 경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그룹은 파산했으며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 부동산과 금융권을 넘어 소비침체로 위기가 전이되고 있다. 중국 내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정부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지난 7월 직장인을 대상으로 유급 휴가제를 전면 시행하고 탄력 근무제를 장려하면서 소비 촉진에 나섰으나 예상한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도했다.

    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5%와 2.7%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소비와 생산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다.

    한중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중국이 단체관광을 허용한 것은 결국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29일부터 10월6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과 중추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노선 공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을 항공사는 중국 노선의 운수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꼽힌다. 별도 운수권이 필요 없는 항공 자유화 지역인 일본과 달리 중국은 운수권을 보유한 항공사만 운항할 수 있는 ‘알짜 노선’으로 불린다. 때문에 운수권이 없거나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보다는 중국 소도시까지 취항하고 있는 FSC가 유커 확보에 유리하다.

    대한항공은 8월 기준 중국 18개 노선에서 주 121회, 아시아나항공은 14개 노선에서 주 85회 운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