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제로 에미션 프리덤'으로 전동화 나서2021년 9월 랭글러 PHEV인 4xe 모델 첫 공개하브-일렉트릭-e세이브 모드 등 차별점 존재
  • ▲ 지프 랭글러 4xe 모습. ⓒ김재홍 기자
    ▲ 지프 랭글러 4xe 모습. ⓒ김재홍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전동화 추세가 강해지면서 철옹성 같던 지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프는 ‘제로 에미션 프리덤(Zero Emission Freedom)’ 비전을 앞세워 2021년 9월, 국내에 랭글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랭글러 4xe’를 첫 공개했다. 

    최근 시승을 통해 랭글러 4xe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아웃도어 차량을 상징하는 랭글러에 PHEV, 전동화 요소가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경기도 안성 지역을 왕복하는 약 250km 구간이었다. 
  • ▲ 랭글러 4xe 모델에 추가된 블루 전용 컬러 ⓒ스텔란티스코리아
    ▲ 랭글러 4xe 모델에 추가된 블루 전용 컬러 ⓒ스텔란티스코리아
    랭글러 4xe는 기존 랭글러와 외관 디자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둥근 헤드램프, 후방에 장착된 풀 사이즈 스페어 타이어 등에서 지프 고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테일게이트의 4xe 배지에 친환경을 나타내는 파란색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측면부에서도 ‘e’로고가 표시된 충전구도 랭글러 4xe만의 요소다. 시승 차량의 컬러는 화이트(Bright White)였는데, 랭글러 4xe에는 친환경을 반영해 블루 (Hydro Blue) 색상이 추가됐다. 

    시승차량의 전장은 4880mm, 전폭과 전고는 1935mm, 1850mm다. 차량을 옆에서 봤을 때 튼튼해 보이는 차체 모습이 돋보였고 실제 전장보다 차량이 길어보였다. 

  • ▲ 보닛과 스페어 타이어에 미국 성조기가 그려져 있었다. ⓒ김재홍 기자
    ▲ 보닛과 스페어 타이어에 미국 성조기가 그려져 있었다. ⓒ김재홍 기자
    보닛과 스페어 타이어에 미국 성조기가 그려져 있었는데, 아메리칸 정통 오프로드 차량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운전석 위쪽 손잡이를 잡고 탑승하면서부터 차량의 오프로드 감성이 느껴졌다. 게다가 시트를 조절할 때 일반적인 전동식 버튼이 아니라 레버와 끈으로 설정해야 했다. 

    예전 지프 ‘그랜드 체로키 L’과 ‘그랜드 체로키 4xe’를 시승했을 때는 지프답지 않은 세련된 모습에 놀란 적이 있었다. 반면 랭글러 4xe에서는 지프 본연의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 ▲ 시승 차량의 내부 모습. 투박하면서도 아웃도어 감성이 느껴진다. ⓒ김재홍 기자
    ▲ 시승 차량의 내부 모습. 투박하면서도 아웃도어 감성이 느껴진다. ⓒ김재홍 기자
    8.4인치 유커넥트(Uconnect)와 계기판 색상은 단조로웠고 센터콘솔의 각종 버튼, 기어 노브, 사이드 브레이크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이 연상됐다. 전반적으로 화려하다기 보다 투박했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느낌이었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서는 각종 물리 버튼을 없애고 터치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디자인면에서도 보다 깔끔하고 첨단의 이미지를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승차량과 같이 아날로그 방식이 안전면에서 마음이 놓였다. 

    PHEV 모델답게 디스플레이에서 동력 에너지 흐름을 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지원했다. 순정 내비게이션 기능은 썩 훌륭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해당 기능을 활용해 내비앱을 구동시키는 걸 추천한다. 
  • ▲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세이브 모드 버튼 모습. ⓒ김재홍 기자
    ▲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세이브 모드 버튼 모습. ⓒ김재홍 기자
    시승 차량은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갖췄다. 2개의 모터로 출력과 토크를 강화했는데,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연비는 높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낮췄다. 

    완충 시 순수 전기 모드로 약 32km, 주유 및 배터리 완충 시 약 630km를 주행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 왼편 안쪽에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 버튼들이 있었다.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세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모드에서는 엔진과 전기 모터의 토크를 조합한다.
  • ▲ 트렁크를 열어봤다. ⓒ김재홍 기자
    ▲ 트렁크를 열어봤다. ⓒ김재홍 기자
    일렉트릭 모드는 배터리가 1%라도 충전되어 있으면 사용이 가능하며, 고속주행 시에도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e세이브 모드는 엔진을 우선 구동해 배터리를 세이브한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을 했는데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부드러운 주행감이 느껴졌다. 예전 랭글러, 레니게이드 모델을 시승했을 때 오프로드 감성은 좋았지만 승차감이 편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차량은 과거에 비해서는 승차감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노면 진동이나 소음, 풍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확실히 기존 모델과 비교해 서스펜션 등에서 개선된 점을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 ▲ 차량의 2열 모습. ⓒ김재홍 기자
    ▲ 차량의 2열 모습. ⓒ김재홍 기자
    예상보다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아서인지 일렉트릭 모드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지프에서도 전기차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긴 시간 지속되지 않아 아쉬웠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7kW 완속충전기로 완충하는데 2시간 30분, 2.4kW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7시간이 소요된다. 

    기존 랭글러는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됐다면 랭글러 4xe는 온로드 주행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됐다. 충전만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면 도심 출퇴근은 물론 차박, 캠핑 등 아웃도어까지 다방면에서 커버가 가능해 보였다. 
  • ▲ 앞좌석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김재홍 기자
    ▲ 앞좌석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김재홍 기자
    지프 랭글러 4xe의 진가는 오르막길, 산악 지형에서 드러났다. 안성 지역에 진입한 후 매우 가파른 언덕 등 험로가 이어졌는데 매우 편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시승 차랑에는 셀렉 트랙(Selec-Trac®) 4WD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주행 조건에 따라 2륜 구동에서 4륜 구동으로 자동 전환하는 풀타임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생각보다 스티어링 휠 조향이 가벼웠고 다양한 코스에서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간혹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오르막 구간에 오를 때 힘이 모자라는 경우가 있는데, 시승 차량은 험로 구간에서도 거침없이 달렸다. 
  • ▲ 야간에 내부를 촬영했는데 예상보다 매력적이었다. ⓒ김재홍 기자
    ▲ 야간에 내부를 촬영했는데 예상보다 매력적이었다. ⓒ김재홍 기자
    서울로 복귀하는 구간 중 유턴을 하는 코스에서 차량의 회전 반경을 유심히 살펴봤다. 차량의 전장이 5000mm에 육박해 다소 걱정이 됐지만 예상외로 짧은 반경으로 회전했다. 랭글러 4xe의 최소 회전 반경은 6m다. 

    목적지에 도착해 후진하면서 주차를 했다. 최근 신차에서는 10인치 이상의 크고 선명한 화면에 어라운드 뷰 등의 기능을 갖춰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가 가능하다. 다만 시승차량의 파크뷰 후방카메라 기능은 상대적으로 불편했다.  

    전반적으로 랭글러 특유의 오프로드 감성을 기반으로 친환경 요소를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편의기능을 활용하면서 편안한 주행을 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온로드와 오프로드 양쪽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 ▲ 측면구 e로고와 푸른색 레터링 모습은 4xe 모델만의 차별화 요소다. ⓒ김재홍 기자
    ▲ 측면구 e로고와 푸른색 레터링 모습은 4xe 모델만의 차별화 요소다. ⓒ김재홍 기자
  • ▲ 투박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건 랭글러 4xe의 특징으로 판단된다. ⓒ김재홍 기자
    ▲ 투박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건 랭글러 4xe의 특징으로 판단된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