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개선 건의서' 공개
  • 경제계가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금산분리 규제 대상인 금융업의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개선 건의서'를 통해 "현재 낡고 과도한 금산분리 규제가 지주회사 체제 기업의 첨단전략산업 투자와 신사업 진출기회를 가로막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주회사는 최상단 회사가 다수 계열사를 수직적 형태로 보유하는 피라미드형 기업소유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2003년 19개에서 지난해 168개로 9배 증가했다. 지주회사 활용도는 대기업집단보다 중견·중소기업집단에서 더 높다. 이 중 대기업 집단은 48곳(28.6%)이며, 중견·중소기업 집단은 120개(71.4%)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기업 그룹 81곳 중에선 39곳(48.2%)이 지주회사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상의는 지주회사 체제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소유지배구조로 자리잡았지만, 국내 기업들만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먼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통계 목적의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금융업 및 보험업'을 그대로 금산분리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지주회사는 은행, 보험 등 수신 기능 금융업뿐 아니라 신탁업, 집합투자업, 여신금융업, 여타 금융서비스업 등 여신 기능 금융업도 할 수 없다.

    이같은 규제는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EU는 관련 규제가 없고 미국은 은행 소유만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주회사 산하에 비은행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다. 실제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인텔 등은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탈 등을 통해 유망산업에 대한 M&A와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비지주회사 체제인 기업집단과의 차별성도 문제 삼았다. 지주회사 체제 그룹은 모든 금융사 소유가 금지되는 반면, 비지주회사 그룹은 은행을 제외한 보험·증권·집합투자업 등을 보유할 수 있다. 실제 올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 7개 그룹의 경우 국내에 117개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지주회사만 비은행 금융사 보유를 금지하는 것은 한국에만 있는 과잉규제로 국내기업에 불리한 족쇄인 만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