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년比 51% '뚝'…6분기연속 감익지속외형성장·원가절감·미분양해소 불구 '수익성 요원'잇단 사망사고·영업정지 가처분…책임회피 '맹비난'
  •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 ⓒSGC이테크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 ⓒSGC이테크건설
    SGC이테크건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외형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기 단축과 미분양 해소에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업황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반등의 실마리 찾기도 요원하다.

    게다가 현장에서의 연이은 사망사고와 책임회피를 위한 법적 대응까지 진행하면서 도의적으로도 물의를 빚고 있다. 엎친 데 또 덮쳤다.

    31일 잠정실적 보고서 분석 결과 SGC이테크건설은 연결 기준 3분기에 매출 5056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5392억원에 비해 6.23% 줄어들었지만 전년동기 3986억원에 비해서는 26.8% 증가하면서 6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가 이어졌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전분기 -86억원에 비해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동기 92억원에 비해 51.3% 줄어들면서 6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이 지속했다.

    이 같은 추이는 3분기 누적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536억원에 비해 39.3% 늘어나면서 2020년 3분기 누계 7498억원, 2021년 3분기 누계 8560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실적이다.

    반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전년동기 422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동기 459억원에서 8.09% 감소한 데 이어 2년연속 하락이다. 특히 2013년 3분기 누계실적(-140억원)이후 10년만에 또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누적매출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목표치 1조6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SGC이테크건설 측은 "안정적인 플랜트 수주잔고가 실질적인 매출로 반영돼 외형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엠코테크놀로지와 공사 계약을 맺은 3억달러 규모 '베트남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이 15개월만에 조기완공해 원가를 절감한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SGC이테크건설이 시공한 '화곡 더리브 스카이'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대거 털어내면서 판관비도 줄였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이 단지는 최고 13층, 전용 30~59㎡, 140가구 규모의 소형 주상복합아파트다. 지난해 11월 공급한 후분양 단지로, 올해 3월 '집들이'를 시작했지만 8월에도 미분양률이 73%(102가구)에 달했다. 청약홈을 통해 임의공급을 7차까지 진행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최대 8000만원에 달하는 할인분양을 진행하면서 현재 입주율은 60%대로 잔여물량은 20가구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경기 구리시 '구리역 더리브 드웰' 현장. 2023년 9월. ⓒSGC이테크건설
    ▲ 경기 구리시 '구리역 더리브 드웰' 현장. 2023년 9월. ⓒSGC이테크건설
    다만 이 같은 수익성 회복 노력에도 저조한 영업실적을 받은 것이다. 앞서 SGC이테크건설 상반기 원가율은 97.7%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률(-0.50%)도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2022년 1분기 7.59%를 기록한 이후 이어진 영업이익률 감소세는 △지난해 4분기 -1.92% △올해 1분기 0.90% △2분기 -1.60% △3분기 0.88% 순으로 '제로'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는 가운데 GS건설(-51.9%), DL이앤씨(30.9%), 대우건설(-7.4%), 삼성물산 건설부문(-6.5%) 등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나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SGC이테크건설 역시 당분간 저조한 영업성적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잇달아 발생한 현장 근로자 사망사고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는 데서 발생하는 도의적인 비판이다.

    앞서 SGC이테크건설은 정정공시를 통해 이달초 공시한 바 있는 '토목건축공사업에 대한 영업정지 8개월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업정지 처분은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 'KY로지스 안성 저온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2022년 10월 노동자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 영업정지 기간은 2023년 10월25일부터 2024년 6월24일까지이며 영업정지 금액은 5133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이번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SGC이테크건설은 일단 영업정지 처분을 피하게 됐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영업정지 행정처분은 본안 취소소송 1심 판결까지 영업활동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본격적인 행정처분 취소소송까지 진행될 경우 영업정지 집행 시기가 더 늦춰져 회사는 수년간의 시간을 벌게 된다. 통상 첫 소송제기부터 대법원판결까지 진행할 경우 적어도 3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행정처분을 선고하더라도 판결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집행이 정지된다.

    SGC이테크건설은 비난 여론은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앞서 안성 사고 당시 안찬규 SGC이테크건설 대표이사는 "이번 사건이 발생된 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관련 사고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히 실행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관련 사고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경영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9월 화성시 석포리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하도급 회사 일용직이던 중국 국적의 60대가 심장마비로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또 한 달 뒤인 10월10일에는 시흥시 정왕동 복합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하도급업체 소속 60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망사고 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연달아 사망사고가 나면서 SGC이테크건설의 안전경영에 대한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현장에서 다수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영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