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두 달여 간 실사 끝, 23일 본입찰 예정동원·하림·LX 응찰 가능성 有…관건은 ‘자금’매각가 두고 눈치싸움 예상…유찰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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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HMM 매각을 위한 두 달간의 실사 작업이 내일 마무리된다. 이후 2주 뒤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으로, 인수 후보인 동원·하림·LX그룹은 인수가격 책정을 두고 본입찰 응찰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지난 9월 6일 시작한 HMM 실사를 이달 8일 종료하고, 23일 본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본입찰은 11월 초 예정이었으나 실사에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면서 본입찰 시기를 다소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HMM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서 실사에 참여한 동원·하림·LX그룹의 눈치싸움도 이제부터가 진짜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두 달 동안 HMM이 제공하는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을 통해 회사의 재무상태와 사업, 영업 현황 등 주요 정보를 상세히 들여다봤다.

    동원·하림·LX 모두 본입찰에 응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직접 나서 HMM 인수 의지를 확고히 했다.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LX그룹도 자금력에서 가장 앞선 만큼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사가 마무리되며 이들 인수 후보는 본입찰 응찰에서 제시할 인수가격 책정에 돌입하게 된다. 실사에서 파악한 정보를 토대로 적정가치를 산정하고, 실제 인수를 위한 현실성 있는 자금계획을 확정해야 해 치열한 눈치 보기와 복잡한 셈법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HMM 매각가는 최소 5조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각 대상 정부 지분은 지난달 1조원 규모 영구채 콜옵션(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로 발행된 신주 2억주를 포함한 3억9879만주로, 지분율로는 57.9%다. 최근 시가총액 7조5752억원 기준 지분가치는 4조3842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5조원대가 매각가로 적정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수후보자의 현금동원력이 5000억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에 그쳐 유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산은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무리한 매각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강석훈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후보자가 없으면 매각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동원·하림·LX가 제시하는 인수가격과 인수금 마련을 위한 현실성 있는 방안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산은은 인수후보자 중 다운사이클(침체기)에도 HMM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만한 재무적 체력을 갖춘 곳을 가려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우선 하림지주의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1000억원이다. 하림은 팬오션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5.8%를 매각해 1628억원을 확보한 한편 팬오션의 선박매각, 재무적투자자(FI) JKL파트너스와의 프로젝트펀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동원산업은 상반기 기준 6145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으로 자금조달을 위해 동원F&B 빌딩과 대주주 지분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LX인터내셔널은 6월 말 기준 1조2714억원의 현금자산을 보유 중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산은 등 매각 측은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1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엔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해 매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