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3.9% 상승… 근원물가 4.0%, 전년比 0.1%p 하락 그쳐전기·가스 20%↑, 상승률 견인… 국제유가는 11.1%↓, 하락 요인12월 물가 3.2%↑, 5개월째 3%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여전
  • ▲ 물가.ⓒ뉴데일리DB
    ▲ 물가.ⓒ뉴데일리DB
    올해 소비자물가가 3.6% 상승하며 고물가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0%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p) 내리는 데 그쳤다.

    12월 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달(3.3%)보다 줄며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내년에도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2% 올랐다. 상승 폭은 전달(3.3%)보다 0.1%p 내렸다.

    지난 7월 2.4%까지 떨어졌던 물가 상승률은 불볕더위와 집중호우 등에 따른 농수산물 수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반등했고 8월(3.4%) 이후 5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11.59로 지난해보다 3.6% 상승했다.

    지난해 5.1%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2020년(0.5%), 2021년(2.5%)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2년 연속으로 3.0% 이상 오른 것은 지난 2003년(3.5%)·2004년(3.6%) 이후 19년 만이다.

    전기·가스·수도가 20.0% 뛰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기료와 도시가스료 인상에 따른 여파다. 증가 폭은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였다.

    농·축·수산물도 농산물(6.0%)과 수산물(5.4%)을 중심으로 3.1% 올랐다.

    올해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11.1% 떨어진 것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석유류는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0% 올랐다. 지난해(4.1%)와 비교해 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다만 근원물가는 지난 9월 3.7%, 10월 3.5%, 11월 3.2%, 12월 3.1%로 완만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6.8% 뛰었다. 신선어개 5.3%, 신선채소 4.8%, 신선과실 9.7%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 ▲ 경기 둔화.ⓒ연합뉴스
    ▲ 경기 둔화.ⓒ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1.8%로 내린 뒤 올해 들어서도 1.5%, 1.4% 등으로 계속 하향 조정해 왔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3%에서 2.2%로 내려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각각 2.1%로 예상한 상태다. 저성장이 고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