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완공. 여의도 면적의 2배인공위성 식별할 정도 웅장한 규모핸들링, 오프로드 체험 짜릿연간 300여대, 총 20만km 테스트로 안정성 확보
  • ▲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각종 테스트가 진행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각종 테스트가 진행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일정을 마친 후 이달 11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기아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이하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찾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서쪽으로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두 시간, 58번 고속도로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가량 모하비 사막을 달리자 모바히 주행시험장의 웅장한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  

    지난 2005년 완공된 모바히 주행시험장의 면적은 약 1770만㎡(약 535만평)이다. 쉽게 비유하면 여의도 면적에 2배 정도다. 인공위성에서도 쉽게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사막 위의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다. 

    실제로 주행시험장 정상 부근에 올라왔을 때 광활한 규모에 놀랐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전경을 담으려고 했지만 다 담기 어려울 정도였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승차감, 제동성능, 소음, 진동 등을 평가하는 ‘현지 적합성 시험’ ▲차량전복, 제동거리, 사고회피속도 등 미국의 까다로운 법규를 만족시키는지 평가하는 ‘북미 법규 시험’ ▲다양한 노면상태에서의 차량상태를 평가하는 ‘내구 시험’ ▲여러 부품들이 혹서의 환경에서 파손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 환경 시험’ 등을 수행한다.
  • ▲ 기아 EV6를 타고 '핸들링시험로'를 체험했다. ⓒ김재홍 기자
    ▲ 기아 EV6를 타고 '핸들링시험로'를 체험했다. ⓒ김재홍 기자
    우선 버스로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한 바퀴 돌았는데, 위장막을 씌운 각종 차량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주행시험장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연간 300여 대의 시험 차량을 테스트하는데, 차량별로 내구, 성능 시험을 포함해 평균 12만5000마일(약 20만km)을 시험장과 미국 각지를 주행하며,검증을 거치게 된다. 

    기아의 전기차 ‘EV6’에 탑승해 총 길이 4.4km, 급커브 구간과 8% 경사 언덕 등으로 구성된 ‘핸들링 시험로’를 체험했다. 

    이 구간에서는 고속으로 곡선 구간에 진입한 뒤 다시 고속으로 빠져나가는 등의 한계 상황 주행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EV6 차량은 전기차답게 초반부터 빠르게 가속됐다. 속도계 단위가 km/h가 아니라 MPH로 표시되면서 숫자에 적응되지 않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차량이 코너 바깥으로 튕겨 나갈 것 같은 한계 상황이 수차례 왔다. 하지만 균형을 잃지 않고 무사히 코스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게다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 환경과 탁 트인 전방 시야는 인제 스피디움이나 용인 스피드웨이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 ▲ 현대차 신형 싼타페로 오프로드 구간 테스트 주행이 시연되는 모습. ⓒ김재홍 기자
    ▲ 현대차 신형 싼타페로 오프로드 구간 테스트 주행이 시연되는 모습. ⓒ김재홍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기차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 대비 300kg 이상 무게가 더 나간다. 

    게다가 서스펜션과 타이어, 차체 등에 가해지는 하중을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지 여부가 전기차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평균 온도가 39℃, 7~8월에는 지표면 온도가 54℃까지 상승하는 혹독한 환경에 위치한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이러한 전기차의 특성을 테스트하기에 최적화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날 경험하지 못했지만 ‘고속주회로’도 전기차 성능 테스트에 빼놓을 수 없다. 10.3km의 타원형 3차로 트랙으로 구성된 고속주회로는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의 고속도로를 묘사한 길게 뻗은 도로를 최고 시속 200km까지 주행하며 가속하게 성능을 검증한다. 주회로 규모가 큰 만큼 최고속도로 달려도 한 바퀴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3분에 달한다. 
  • ▲ 오프로드 구간 테스트도 체험했다. ⓒ김재홍 기자
    ▲ 오프로드 구간 테스트도 체험했다. ⓒ김재홍 기자
    국내 남양연구소에는 없고 모바히 주행시험장에 있는 ‘장등판시험로’도 볼 수 있었다. 2~12%의 완만한 경사가 길게 이어졌는데, 파워트레인 등판성능에 대한 테스트가 주로 이뤄진다. 

    장소를 옮겨 ‘오프로드 시험로’로 이동했다. 시험 차량들은 모래를 휘날리면서 사막의 거친 주행노면을 달리고 있었다. 

    초창기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오프로드 시험로’는 단 1개 코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7개로 늘었으며,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와 현대차 ‘싼타페’ 차량을 통해 오프로드 구간 테스트 주행 시연이 펼쳐졌다. 이후 기아 ‘쏘렌토’를 타고 각종 범핑 구간 등이 포함된 오프로드 시험로를 직접 경험했다. 

    모래길, 자갈길을 비롯해 움푹 파인 구덩이 등 1.2km 코스에 진입했는데 때로는 차체가 흔들렸지만 서스펜션이 충분히 충격을 완충하면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 ▲ GV80 차량으로 테스트가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 GV80 차량으로 테스트가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특히 이 곳에서는 TCS(구동력 제어 시스템)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었다. TCS는 차량이 둔덕을 넘거나 구덩이를 지날 때 차량의 구동력을 접지된 휠에 집중해 쉽게 험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오프로드의 필수 기능이다. 

    한편, 모바히 주행시험장은 뜨거운 사막 환경에서 기존 내연기관차 위주의 테스트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에 요구되는 뛰어난 주행성능과 내구 수준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강화했다. 

    또한 SUV 고객들이 원하는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갖추기 위해 더욱 혹독한 오프로드 시험도 도입했다. 

    이경재 현대차·기아 HATCI샤시열에너지성능팀 책임연구원은 “오프로드 시험은 기존 비포장 시험로 외에 여러 오프로드 노면들을 추가해 다양한 외부환경 조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SUV를 이곳에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전경 모습. ⓒ김재홍 기자
    ▲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전경 모습.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