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미, 통합지주사 결정에 장남 반발'갈등 봉합' 최대 과제… 경영권 분쟁가나글로벌 빅파마 도약 지향점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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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업 역사상 유례없는 이종기업간 통합은 '글로벌 공룡'을 만들어낼 혁신이 될 수 있을까.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통합지주사 추진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던진 물음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한미약품 남매의 갈등 봉합은 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최대 과제다. 고 임성기 회장의 타계 후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감정의 골이 예상보다 깊은 모양새다. 

    장남 임종윤 사장은 이번 통합을 두고 '밀실경영'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과 한미사이언스 2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연대해 통합을 저지하겠단 의지다. 

    임종윤 사장은 그간 한미약품의 경영에서 상당부분 물러난 상황이었다. 임 사장은 2022년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코리그룹 회장과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로서의 역할에 더 무게를 실어왔다. 지난해 말 임주현 사장을 중심으로 한미약품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후계구도도 사실상 결론을 맺었다.

    뒤로 밀려있던 임종윤 사장이 이번엔 확실히 달라진 태도다. 임 사장은 이사회 의결의 위법성이나 가처분신청 등의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사회 의결의 위법성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임종윤 사장으로서는 차남과 신 회장 등 우호 세력을 확보해 이사회 변경을 위한 표대결로 가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에 대해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임 사장이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양상이 지속된다면 갈등의 봉합은 어느쪽이든 상처를 남기고 마무리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에 가려진 '진정성'에 대한 답에서 봉합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한미와 OCI 통합의 목표와 임종윤 사장의 반발이 결국은 한미약품을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시키기 위한 지점에 닿아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모님들의 친분을 바탕으로 한 상속세 리스크 해소라는 부정적 시각의 우려를 조금도 남기지 않기 위해선 남매간 한미약품의 미래지향점을 통일시키는 단계부터 필요하다. 

    한미약품은 그간 업계 패러다임을 바꿀만큼 신약개발 DNA를 통한 가치 상승을 주도해왔다. 그 DNA는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사장에게 똑같이 내재돼 있다. 혁신이냐 진흙탕 싸움의 시작이냐. 한미약품의 갈림길에서 남매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