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자전거 이용, 출발·도착 앱 기록 등 불편 개선혜택은 확대… 교통비 20~53% 환급국토부 "이용자 편의 위해 앞당겨… 野도 동의"
  • ▲ 국토교통부. ⓒ뉴데일리DB
    ▲ 국토교통부. ⓒ뉴데일리DB
    국토교통부는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 알뜰교통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K-패스'를 조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업 조기 시행 배경에 총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9일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대중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K-패스를 오는 5월 본격 도입할 방침이다.

    법 개정으로 이용자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확인해 예산을 부담할 지방자치단체를 가릴 수 있게 됐고, K-패스 이용 데이터 수집·관리 등을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근거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시내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다. 일반 이용자는 20%, 청년은 30%, 저소득층은 53%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매달 대중교통비로 평균 7만 원을 지출한다면 일반인은 1만4000원, 청년은 2만1000원, 저소득층은 3만7000원 등 연간 17만~44만 원을 아낄 수 있다. 현금·마일리지·카드공제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직접 환급된다.

    기존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용한 거리 만큼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출발·도착을 기록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K-패스는 이동거리와 출발·도착 기록을 할 필요가 없다.

    국토부는 일반 시내버스나 지하철 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나 광역버스 등 상대적으로 비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도 K-패스 혜택을 주고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알뜰교통카드 이용자는 K-패스로 회원전환 절차를 거치면 카드 재발급 없이 K-패스 혜택을 볼 수 있다.

    신규 이용자는 5월부터 K-패스 공식 누리집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11개 제휴 카드사 누리집을 통해 원하는 교통카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국토부는 K-패스 참여 지역을 현재 17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8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구 10만 명 이하인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 모든 지자체가 사업에 참여하는 셈이다.

    강희업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전국적으로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돼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며 "K-패스를 사용하면 전국 어디서든 교통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 7월 시행을 목표로 했던 국토부는 사업을 조기 시행해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4월에 열리는 총선을 의식해 사업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광위는 사업 조기 시행과 총선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대광위 관계자는 "사업 조기 시행은 지난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결정됐다. 야당도 동의했다"면서 "앱이나 시스템 개편, 카드사, 지자체 협의 등 여러 일정을 고려해 앞당길 수 있는 적기가 5월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이 목적이었으면 더 당겨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기존의 알뜰교통카드가 앱에서 출발을 직접 눌러야 하는 등 번거롭고 시스템적으로 부하가 걸리는 등 이용에 불편이 있어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광위는 K-패스가 인기몰이를 할 경우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견해다. 대광위는 기존 알뜰교통카드에 있는 '예산 부족 시 지급액이 변경되거나 지급이 중지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K-패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대광위 관계자는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을 최대한 반영했지만, 이용자가 더 늘 수 있어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며 "재정당국과 협의해 증액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알뜰교통카드의 경우 지난해 12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국비와 지방비를 추가로 확보해 부족분을 최대한 메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K-패스는 GTX 등으로 대상범위가 확대하는 만큼 예산부족 문제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광위 측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대광위 관계자는 "GTX가 수도권 통행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 초기에는 예산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면서 "다만 앞으로 이용범위가 확대되고 이용자가 더 증가할 수 있으므로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재정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