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U 결함' 국토부 리콜신고 쇄도신형 그랜저, 리콜 2회-무상수리 19회하이브리드 BMS 23만대 무상수리3兆 세타2 악몽 재현 우려정의선 "품질·안전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없다”
  • ▲ ICCU 이상으로 계기판에 경고메시지가 뜬 모습. ⓒ자동차리콜센터
    ▲ ICCU 이상으로 계기판에 경고메시지가 뜬 모습. ⓒ자동차리콜센터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결함에 의한 동력상실 현상이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제조사는 리콜을 실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생명 보호를 위해 빠른 리콜이 될 수 있도록 불만신고를 접수합니다.”

    “ICCU의 확실한 개선품을 가지고 전체 리콜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다면 보증기간을 평생으로 늘리는 방향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내연기관으로 치면 엔진이 멈추는 현상입니다. 매일매일 차 타는 날이 불안합니다.”, “언제 또 터질지 몰라 불안합니다. 고질병인데 리콜이 필요합니다.”

    현대자동차, 기아 전기차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ICCU 결함에 대한 불만이 하루에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 기아가 지난해 7월 무상수리를 실시하면서 잠잠해졌다가 올해 초부터 재점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하면 주행 중 ICCU에서 퍽 하고 소리가 나면 계기판에 ‘전원 공급 장치 점검! 안전한 곳에 정차하십시오.’ 라는 경고가 뜬다. 그 후 시속 30~40km 제한이 걸리다가 일정 시간이 흐르면 출력제한 현상이 발생한다. 

    해당 문제를 겪은 운전자들은 갓길로 차량을 이동시키면서 안전 문제를 호소했다. 또한 대부분 전조증상이 없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ICCU 문제가 다시 부각된 계기는 무상수리를 받은 차량에서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EV6 차주는 “작년 3월 ICCU 문제로 부품 교체를 받았다”면서 “얼마 전 동일 증상이 나타나서 차량을 입고시켰는데, 부품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 현대차, 기아 주요 차종에서 결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뉴데일리DB
    ▲ 현대차, 기아 주요 차종에서 결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뉴데일리DB
    ICCU 결함 사례가 누적되고 무상수리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리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리콜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면서 리콜 신고 운동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ICCU 관련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신고된 건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현대차 ▲아이오닉5 12건 ▲아이오닉6 10건, 기아 ▲EV6 3건, 제네시스 ▲GV60 등 26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공론화되고 리콜 신고 운동이 이뤄지면서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7일 동안 ▲아이오닉5 12건 ▲아이오닉6 9건 ▲EV6 20건 ▲EV9 1건 ▲GV60 7건 등 약 50건에 달했다. 비공개 신고 사례를 감안하면 신고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ICCU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들어 결함 사례가 대폭 늘어났다는 점에서 ‘온도’가 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이오닉5 차주는 “서비스센터 몇 군데를 들렀는데 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가는 곳마다 다른 소리를 했다”고 토로했다. 

    현대차, 기아의 결함 논란은 전기차 모델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현대차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2022년 11월 출시된 후 현재까지 리콜 2회, 무상수리 21회에 달할 정도로 품질 이슈가 지속됐다. 

    기아 ‘쏘렌토’ 4세대 모델은 2020년 3월 이후 3년2개월 동안 리콜 6회, 무상수리 20회를 실시했다. 신형 ‘싼타페’의 경우에도 지난해 출시 후 계기판이 상하로 뒤집히는 현상을 비롯해 엔진 경고등 점등 및 가속 불량 등의 사안으로 무상수리를 진행한 바 있다. 
  • ▲ 아이오닉5 차량에서 발생한 ICCU 문제. ⓒ자동차리콜센터
    ▲ 아이오닉5 차량에서 발생한 ICCU 문제. ⓒ자동차리콜센터
    이렇다보니 차주들 사이에서 ‘고객을 테스트베드(성능·효과 시험)로 삼는다’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도 “차량 결함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과 직결되기에 품질관리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각각 1조3602억원, 1조5442억원 등 2조9044억원을 반영했다.

    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품질 경영’을 강조하는 가운데 ‘결함 논란’이 지속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전력과 전술”이라며 “품질과 안전 등 전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실하게 갖춰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1년 신년사에서도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품질과 안전에 대해 다른 어떤 것과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동화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고 신뢰받는 브랜드도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품질 논란을 해소하고, 고객 신뢰를 쌓아나가는 게 선결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