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양사 합쳐 3조 규모 충당금 반영 예정반도체 수급난, 신차판매 감소, 코로나 등 변수 작용현대차·기아 "보수적 기준으로 산출, 추가 가능성 낮아"
  • ▲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2017년부터 세타2 엔진 리콜 관련, 8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 ⓒ뉴데일리DB
    ▲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2017년부터 세타2 엔진 리콜 관련, 8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3조원 규모의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누적 충당금이 8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향후 비용이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돼 실적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8일 품질비용 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실적에 각각 1조3602억원, 1조5442억원(합산 2조9044억원)을 품질 비용으로 추가 반영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세타2 엔진 문제로 지난 2017년 1분기 2200억원, 1700억원(합산 39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후 2018년 3분기 각각 3000억원, 1600억원(합산 4600억원), 2019년 3분기 6100억원, 3100억원(합산 9200억원)을 반영했다. 

    2020년 3분기에는 현대차 2조1352억원, 기아 1조2592억원으로 양사 합쳐 3조3944억원에 달했다. 올해 3분기까지 합하면 세타2 엔진과 관련해 현대차 4조6254억원, 기아 3조4434억원 등 누적 충당금 규모는 총 8조688억원에 이른다. 

    양사는 이번 품질비용 설명회에서 지난 2020년 이후 대규모 비용이 추가된 이유를 밝혔다.

    차석주 기아 품질본부장(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신차 판매 대수가 감소하면서 중고차 사용 연한이 증가했고 폐차율 또한 축소됐다”면서 “이에 따라 중고차 대수와 차량 잔존 연수가 증가하면서 교환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3분기 품질비용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데이터를 분석해 반영했는데, 이 기간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락다운 등 시장환경 변동으로 예측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데이터 분석기간을 시장 상황이 회복된 2020년 7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확대 적용해 품질비용을 산출했다”고 덧붙였다. 

  • ▲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충당금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1달러 당 1150원이었지만 최근 1453원까지 상승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수적인 기준으로 충당금을 산출했으며, 엔진 품질을 개선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 반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향후 충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의 평균 차량이 7~10년인데 비해 미국은 12년으로 노후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양사가 세타2 엔진에 대해 평생 보장을 시행하는 만큼 미국 내 차량들의 빠른 노후화가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양사는 6년간 5번에 걸쳐 품질비용 설정을 반복했다”면서 “이로 인해 단순히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했다는 설명만으로 품질비용에 대한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오는 24일과 25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당초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8417억원, 1조9592억원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대규모 충당금 반영으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