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태국 법인 설립… 대한통운, 美 물류센터 착공국내 시장 성장세 ‘주춤’… 엔데믹 전환·시장 포화 탓“장기간 국가 간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세 지속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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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택배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앞다퉈 확대하며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잠재력 높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3월 글로벌 사업 강화 일환으로 태국에 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태국 방콕에 설립했던 대표사무소를 법인 규모로 확장하는 것이다. 

    한진은 작년 6월 83만달러를 투자해 태국 현지 물류업체인 ‘KSP데폿(Depot)’의 지분 14%를 인수하고 람차방항 컨테이너 화물작업장(CFS) 운영에 참여하는 등 현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동남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접국가 시장의 포워딩과 국경 운송 등 물류 사업 진출에 용이하다는 지리적 이점을 갖는다. 

    한진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사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대표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고 3월에는 태국에 대표사무소를 새롭게 설립했다. 12월엔 일본 법인도 신설했다. 

    이에 힘입어 한진의 해외 네트워크는 2022년 12개국, 12개 법인, 28개 거점에서 지난해 18개국 14개 법인, 총 34개 거점으로 크게 확대된 상태다. 1년 만에 진출 국가는 6곳이 늘었고, 법인은 2개, 거점은 6개가 증가한 것. 회사는 올해 또한 해외 거점을 42곳까지 추가로 8곳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 또한 올해 상반기 인도법인 CJ다슬을 인도 증시에 상장하고 하반기 미국에 물류센터 착공 계획을 세우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세계 34개국, 271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인도 프로모터 그룹으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해 CJ다슬을 설립,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CJ다슬은 작년 9월 현지 기업공개(IPO)를 위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로, 올해 상반기 중 상장 절차를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손잡고 6000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북미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착공한다. 오는 2026년 상반기부터 순차 완공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는 CJ대한통운 미국 법인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가 보유한 시카고 두 곳과 뉴저지 한 곳 등 세 개 부지에 물류센터를 짓는 사업이다. 세 곳의 부지 면적은 총 36만㎡로 국제규격 축구장 50개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CJ대한통운이 600억원을 투입해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리야드 통합물류 특구에 건설 중인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GDC)도 올해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올해 초 강병구 전 CJ대한통운 글로벌사업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해외 시장 확대를 예고했다. 강 대표는 26년간 국내외에서 물류 관련 핵심 직무를 맡아온 글로벌 물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미국 UPS에 입사해 10여년간 물류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CJ대한통운 글로벌부문 대표 당시 미국 내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 신규 국가 진출, 초국경택배 사업 확대 등의 사안을 추진해왔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총 11개국 11개 법인, 10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택배사들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확대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택배업계는 2022년까지는 코로나 특수를 누렸지만 엔데믹 전환, 시장 포화 등에 따라 성장 국면에 한계를 맞았다. 반면에 글로벌 시장은 초국경택배(CBE)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다만 해외시장의 경우 안착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글로벌 경기 등 대외환경에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매출을 내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최근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둔화로 글로벌 물류사업 매출은 감소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서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글로벌 메이저사 대비 저렴한 운임과 향상된 서비스 시간 등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