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건설 이어 새천년종합건설도 회생절차 돌입영세 지역건설사 벼랑끝…올해 건설사 685곳 폐업미분양 적체 줄도산 '뇌관'…세 감면 조치 효과 無
  • ▲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부동산 경기침체와 고금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방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말 시공능력평가순위 122위 선원건설에 이어 105위 새천년종합건설까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새천년종합건설은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절차 개시전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조치다. 법원허가 없이 가압류나 채권회수가 금지되고 회사도 자체적으로 자산을 처분할 수 없다.

    이에따라 충남 아산시 '아르니퍼스트' 등 주요 주택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새천년종합건설은 1999년 창립해 25년 업력을 보유한 전남 나주지역 중견건설사다.

    비슷한 시기 회생절차를 신청한 선원건설은 2000년 설립된 통일그룹 계열사다. 고금리 등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긴데다 공사미수금이 724억원까지 뛰면서 재정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인천에 위치한 영동건설과 울산 1위 건설사이니 부강종합건설 등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처럼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이후 100위권 건설사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업계내 줄도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지역건설사 경우 벼랑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통계를 보면 올해에만 종합건설사 79개, 전문건설사 606개 등 총 685개 건설사가 문을 닫았다.

    상당수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지난 2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500대 건설기업 102곳을 대상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76.4%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3.50%)에서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답했다. 현 금리 수준에서 여유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17.7%에 그쳤다.

    장기간 적체되고 있는 미분양물량은 줄도산 사태를 촉발시킬 뇌관으로 꼽힌다.

    국토부가 발표한 '1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주택수는 6만3755가구로 전월 6만2489가구보다 1266가구(2.0%) 늘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1만1363가구로 전월 1만857가구보다 506가구(4.7%) 증가했다. 특히 미분양물량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지역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 세 감면 등 혜택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보다 직접적인 정부지원이 없으면 지역건설사들은 고사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