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포화에 고물가로 배달앱 신사업 필요성 커져배민, 퀵커머스 사업 주력… B마트, 배민스토어 확대요기요, 수장 교체하며 테크기술 고도화로 차별화
  • ▲ 배달의민족은 신성장동력으로 퀵커머스를 택했다. ⓒ배달의민족
    ▲ 배달의민족은 신성장동력으로 퀵커머스를 택했다. ⓒ배달의민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배달앱 시장의 정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외식 가격 인상과 소비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성장동력의 발굴도 과제가 됐다. 본지는 총 4회에 걸쳐 배달앱 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배달앱이 단순 음식 배달만을 중개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한시간 내 생필품을 배송해주고, 전자기기까지 판다. 버튼을 누르기 전 이미 사용자 취향까지 분석해내는 지능마저 갖췄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배달앱들은 최근 사업을 다각화하고 서비스를 새롭게 개편하며 혁신에 나서고 있다. 배경은 배달 시장의 포화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성장한 배달 시장은 지난해부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년 이상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굳게 닫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6조4326억원으로 1년 전(26조5940억원)보다 0.6% 감소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1위 배달의민족은 신성장동력으로 퀵커머스를 택했다. 국내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은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2025년이면 5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배민은 당일 배송이나 새벽배송이 아닌, 주문 즉시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인 '배달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서비스를 개시한 'B마트'가 대표적이다. B마트는 신선식품, 밀키트, 간편식 등 식품부터 생활용품, 소형가전까지 이용자 요구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서울 경기 수도권 외에 대전, 천안,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70여개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운영 중이며 상품 종류수(SKU)는 약 1만여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B마트 내 프리미엄 자체브랜드(PB) '배그니처'를 론칭하며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보급형 PB '배민이지'와 병행 운영하며 충성 고객을 늘리는 동시에 자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21년 12월 말부터는 식료품, 꽃, 과일,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 등 다양한 상품을 배민 앱을 통해 주문하고, 고객에게 바로 배달하거나 고객이 방문 수령할 수 있는  배민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기준, 배민스토어에는 현재 약 40여개 브랜드와 500여 곳의 개인판매자가 입점해있으며 특히 전자랜드(5월), 삼성스토어(6월), 프리스비(7월), 홈플러스(8월) 등 대형 브랜드 셀러들이 잇따라 입점했다. 애플, 삼성갤럭시 신제품 출시 전 사전판매도 배민스토어에서 진행한다.

    배민 관계자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장보기 및 쇼핑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쇼핑 경험(UI, UX, 재고관리, 배달품질개선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점점 세분화되는 고객의 구매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구색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상품 분석을 고도화하고 지속적으로 셀러와 제휴를 확장 및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 요기요가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를 전면 개편했다.ⓒ요기요
    ▲ 요기요가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를 전면 개편했다.ⓒ요기요
    요기요 역시 '요마트'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요기요가 퀵커머스 사업에 발을 들인 시기는 2021년 컨소시엄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다.

    이 컨소시엄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GS리테일로 구성됐다. 요기요는 2022년 5월 요마트를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퀵 배달 서비스 '요편의점'도 운영 중이다.

    올해 1월에는 전준희 대표를 새 수장으로 앉히며 본격적인 수익 강화에 나섰다. 전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요기패스X'와, '주문하기 by 요기요' 등 핵심 서비스를 직접 기획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전 대표는 신임 CTO 장수백 전무와 함께 테크기술 고도화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2월에는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 2020년 1월, 홈 개편 이후 4년 만에 단행된 대대적인 개편이다. 이용자에게 편리한 주문 환경을 지원해 충성고객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개편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했다. AI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을 적용해 메뉴를 추천하고 사용자 맞춤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

    쿠팡이츠의 경우 당분간 음식 주문과 배달 순기능에 집중하며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이용자 유입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퀵커머스 이츠마트 서비스의 경우 외려 지난해 영역을 축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음식 배달 관련 서비스만으로는 수익을 강화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불경기 등으로 외식 소비자가 줄어든 데다 배달3사 출혈경쟁이 심화되며 운영사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신사업을 키우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