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쿠팡이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전년보다 64.7% 급증배달앱 2위 요기요와 격차 좁혀쿠팡 멤버십 활용, '무제한 무료배달' 등 파격 정책으로 영역 확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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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배달앱 시장의 정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외식 가격 인상과 소비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성장동력의 발굴도 과제가 됐다. 본지는 총 4회에 걸쳐 배달앱 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배달앱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무섭다. 온라인 쇼핑강자 쿠팡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는 2위 요기요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 오는 26일부터는 '배달비 무료' 등 파격 정책을 내세우며 점유율 확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수개월 내 배달앱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20일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74만2933명으로 전년 대비 64.7% 급증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와 유의미한 상호작용을 한 사용자 수를 의미하는 지표다.쿠팡이츠의 MAU는 지난해 6월부터 꾸준히 성장해왔다.지난해 6월 MAU는 369만2315명에 불과했으나 7월 415만1832명 ▲8월 438만3390명 ▲9월 460만1489명 ▲10월 464만3479명 ▲11월 494만8185명 ▲12월 559만2740명 ▲1월 553만3766명으로 증가했다.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MAU 2193만4983명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지만 2위 요기요의 지난달 MAU 602만7043명과 비교하면 격차가 20만명대에 불과하다. 요기요 MAU는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해 사실상 위기상황에 직면했다.지난해 기준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65%, 20%, 15% 수준으로 알려져있었으나 현재 요기요 18%, 쿠팡이츠 17% 수준까지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시기는 2019년이다. 배민 출범 시기인 2011년, 요기요 2012년에 비해 7~8년이나 늦다. 쿠팡이츠 론칭 당시 이미 배민의 시장점유율은 약 70%로, 사실상 독점 상태가 굳혀진 상태였다. 나머지 30% 가량은 요기요 몫이었다. -
수 년간 맥을 추지 못하던 쿠팡이츠는 쿠팡 멤버십을 이용한 새 전략을 짰다. 지난해 4월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음식가격 10% 할인'이라는 파격 정책을 도입한 것.고물가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MAU 수 증가도 이같은 맥락에서다.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를 무기 삼아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쿠팡이츠는 오는 26일부터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이라는 강수를 둔다.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이 되었던 배달비를 아예 없애 이용객을 대거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이같은 전략은 먹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와이즈앱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배달앱 3사 결제추정금액은 1.58조원으로 2020년 11월 이후 3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는데, 배달 수요 감소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배달비다.이규민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게재한 '대한민국 외식 트렌드 분석과 2024년 외식산업 전망' 리포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비싼 배달비에 염증을 느끼면서 외식이나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배달앱 업체들은 다양한 할인정책으로 마케팅을 펴고 있지만 배달앱 이용자는 전년 대비 500만 이상 감소하며 '탈 배달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배달 매출이 높은 외식업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 음식값 10% 할인 프로모션 이후 경쟁사들 역시 할인 쿠폰을 상시 지급하며 앱 이탈고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배달비 무료에 버금가는 혜택을 내놓지 않는 한 점유율 변동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쿠팡이츠 기조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모기업의 기존 전략처럼 물량공세를 펼쳐 기존 배달앱 역시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토록 해 출혈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