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27일 페널티 심의"중징계시 입찰 참여 무산한화오션 표정관리… 막판 뒤집기 기대감
  • ▲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국제조선해양대제전ⓒ연합뉴스
    ▲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국제조선해양대제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3년간 벌여 온 차기 구축함(KDDX) 입찰 경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사업을 따내며 앞서갔지만,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한 페널티를 받고 있어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다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27일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연다. 지난해 같은 내용을 논의한 방사청은 이번에는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다. 심의결과는 입찰자격참가제한, 과징금, 행정지도 등으로 나뉘는데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입찰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

    심의는 KDDX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된 2012년부터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빼낸 혐의가 대법원 최종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처분이다. 범행은 2020년에 들어서야 밝혀졌고, 기밀을 유출한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법은 군사기밀을 불법 수집한 경우 청렴서약위반으로 5년 이내 입찰 자격 제한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나 청렴위반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2011년 시작된 KDDX 프로젝트는 7조8000억원을 투입해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선체부터 다기능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무장까지 국내기술로 건조된다. 지난해 기본설계를 완료한 해군은 올해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초반 승기는 2012년 개념설계를 수주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잡았다. 그러나 조선사이클 악화로 실적이 악화됐고, 분식회계 사태를 겪으며 주도권은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갔다. 2020년 기본설계 사업사로 선정되며 승부를 마무리 짓는 듯 했다. 그러나 같은 해 군사기밀 유출 정황이 포착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방사청은 유죄 판결이 나온 이후 2025년까지 HD현대중공업의 사업 참여에 1.8점 감점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소숫점차로 엇갈리는 방위사업 입찰에 상당한 페널티로 작용하는 것으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울산급 호위함 배치 lll 5~6번함 건조사업 입찰에서 0.1422점 차이로 한화오션에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방사청의 이번 심의에서 입찰자격을 박탈당하면 13년간 달려온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야 할 처지다. 상선에 비해 사업규모는 크지 않지만, 첫 국산 구축함 건조를 경쟁사에 뺏기는 것은 적지 않은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세운 특수선 수주 목표치는 9억8800만달러다.

    반격의 기회를 잡은 한화오션은 방위산업 명가를 내세우며 반드시 사업을 따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KDDX에 실리는 전투체계 및 다기능 레이다 사업을 한화시스템이 맡은 만큼 선박 건조 시너지가 장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