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국내 최대 딜링룸 개관…외환시장 선진화 앞장함영주 "하나은행 최대 강점인 '외환 경쟁력' 확대 발전"시중은행, 해외지점 RFI 등록…원화 비즈니스 채비
  • ▲ 김주현(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과, 이복현(왼쪽 두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3일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개관식에 참석해 함영주(왼쪽 첫 번째) 하나금융회장 등과 함께 기념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하나은행 제공
    ▲ 김주현(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과, 이복현(왼쪽 두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3일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개관식에 참석해 함영주(왼쪽 첫 번째) 하나금융회장 등과 함께 기념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이 오는 7월 외환시장 개방에 앞서 국내 최대규모의 딜링룸을 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점 4~5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Hana Infinity Seoul)’을 개관했다.

    하나 인피니티 서울은 2096㎡(약 634평) 크기에 126석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외환 딜링룸이다.

    규모 뿐 아니라 외환시장 구조개선에 따라 24시간 365일 운영을 위한 최첨단 인프라가 대거 투입됐다. 모든 물리 PC의 서버룸을 배치하고 원격제어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PC 리모트 기능 및 스마트터치 키보드, 전 좌석 모션데스크 등을 설치해 24시간 트레이딩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또 오는 하반기 영국 런던에 약 10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배치한 자금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향후 서울·싱가포르·뉴욕 등을 잇는 글로벌 허브를 구축해 외국 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수요를 적극 발굴·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신축 딜링룸 개관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24시간 트레이딩에 최적화된 환경 구축을 통해 하나은행 최대 강점인 ‘외환 경쟁력’을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FX플랫폼 서비스를 비롯한 외국인 원화 투자 서비스 확대 등 대한민국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 3일 개관한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 전경.ⓒ하나은행 제공
    ▲ 3일 개관한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 전경.ⓒ하나은행 제공
    ◇ 빗장 풀리는 원화 외환시장…새벽 2시까지

    오는 7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이 정식 시행되면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외환시장이 대폭 개방된다.

    원화는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 역외 금융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었고, 국내 시장엔 국내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었다.

    우선 한국 시간에 맞춰 오후 3시 30분에 마감되는 거래시간은 런던에 맞춰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이렇게 되면 야간에도 시장 환율로 환전하고 국내 금융기관이 역외 고객까지 유치할 수 있다.

    그동안 제한됐던 외국 금융기관의 원화 현물거래도 허용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10곳 이상의 해외 RFI(외국환업무취급기관)가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전망이다.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춰 외환 당국에 등록을 마친 외국 금융기관이다.

    외환시장 개방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다. 한국 외환시장의 규모를 키워 환율 안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원화 표시 자산의 매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부는 원화를 통한 외국인들의 투자를 쉽게 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기업밸류업’ 성공의 중요한 지렛대로 여기고 있다.

    전날 진행된 하나은행 신축 딜링룸 개관식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 참여해 은행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금융권 최초의 24시간 외환거래 서비스를 비롯해 지난 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RFI와 원달러 거래를 체결하는 등 외환시장 구조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같은 경우는 외환시장 관련해서 주도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 선진화도 앞장서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RFI등록‧딜러파견…외환시장 개방 대비

    다른 시중은행들은 해외 지점의 RFI 등록을 추진하고, 외환딜러를 파견하는 등 외환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올 초 런던과 싱가포르 지점을 RFI로 등록하고 원화 비즈니스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도 외국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원화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RFI등록을 해야한다.

    신한은행은 런던을 포함해 인도와 베트남 지점의 RFI 등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4시간 대응을 위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런던지점에 외환딜러를 파견한 상태다. 신한은행 역시 조만간 외환딜러 한 명을 런던으로 파견한다.

    딜링 룸 확장이나 인력 파견 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우선 국내에서 대응하며 거래량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은행도 있다.

    한 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중국의 사례를 봤을 때 생각보다 야간 거래량이 많지 않아 야간 데스크 운영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거래량을 확인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