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김치 등 K컬처 확산, 코로나19 배경으로 북미 시장 인기 급증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수출·현지 생산라인 확충으로 점유율 확대대상·CJ제일제당 등 현지서 김치 생산 나서
  • ▲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농심
    ▲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농심
    최근 북미 시장이 국내 식품기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 년째 K컬처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한식의 인지도가 증가하며 현지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각 식품기업들은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시설을 보강하며 수출·현지생산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면은 북미 성장 대표주자다. 2020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BTS 효과를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미국 47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5% 증가했다. 중국을 제치고 수출국 1위로 급부상했다.

    농심의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도 2020년경부터 고성장 중이다. 2019년 2억5400만 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5억38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농심은 올 하반기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바탕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미국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과 멕시코 현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도전한다. 제3공장 착공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 기호를 고려한 라인업 확장, 직거래 비중 확대 등 영업망 정비로 내실을 함께 다져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도 미국법인 조직을 재편하고 제조설비 구축 등으로 매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 라면 매출액은 6700억원 가량으로, 이 가운데 수출액은 900억원대다.

    오뚜기는 글로벌 성장을 올해 최우선 순위로 뒀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해외사업팀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격상하고 함영준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하며 글로벌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삼양식품도 북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5%로 해외국가 중 2위에 달했다. 지난 3월에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밀양2공장 착공에 나섰다. 이곳 공장은 미국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 ▲ 대상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종가 김치ⓒ대상
    ▲ 대상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종가 김치ⓒ대상
    K푸드를 대표하는 '김치' 역시 북미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발효 식품인 김치에 대한 현지 관심이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향 김치 수출액은 3999만달러로 1년 만에 37.4% 증가했다.

    국내 포장김치 업계 1위 대상의 경우 2019년부터 미국 내 '종가'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며 서부와 중부지역의 메인스트림 유통채널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 매출액이 더욱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의 종가 김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2%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종가 김치의 전체 수출액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로 2022년까지 최대 수출국이었던 일본을 앞질렀다. 대상은 앞으로도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2022년 초에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다. 현재까지 약 200억원을 투입해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대상은 종가 김치 사업을 기반으로 편의식, 소스, 김 등 글로벌 전략 제품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CJ제일제당도 북미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현지 김치 제조업체 코스모스 푸드를 인수, 최근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등의 현지생산에 나섰다.

    현재는 에스닉 위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향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메인스트림 채널까지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 컴퍼니'의 대표 제품 레드바론을 통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 슈완스 피자 공장을 약 4만㎡ 규모로 증설했다. 냉동피자와 함께 비비고를 포함한 K푸드 제품의 미국 내 유통을 책임질 물류센터도 확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