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기피 엔지니어 구인難 '돌파구'핵심설비 '열교환기' 검사 척척"영역 확대… 해외진출 구상"
  • ▲ 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기업 딥아이(DEEP A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기업 딥아이(DEEP A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정유·석유화학 단지인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에선 엔지니어들이 레고 모형으로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지난 24일 찾은 축구장 1200여개 크기의 울산CLX엔 30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4조 2교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엔지니어 대부분은 아버지뻘의 중장년층이었다. 거친 햇살에 피부가 대추처럼 붉게 그을린 울산 사나이들이었다. 

    젊은 엔지니어들의 신규 유입이 서서히 끊기고, 이공계의 지방 기피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 

    SK이노베이션은 AI에서 해답을 찾고 있었다. 

    김강석 SK에너지 스마트플랜트 추진팀 PM은 "신규 유입이 없을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며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던 열교환기 점검을 AI로 95% 이상의 신뢰도로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열교환기란 정유·석유화학 단지에서 사용되는 핵심 설비다. 울산CLX에만 7000여기의 열교환기가 설치돼있다. 열교환기 하나엔 수백개의 얇은 배관들이 설치돼있다.  

    울산CLX는 3~5년마다 열교환기 정기점검을 실시한다. 7000여기 열교환기에 탑재된 수백만개의 얇은 배관을 초음파로 검사하고, 육안으로 손상을 찾아내야 했다. 

    열교환기는 혹독한 운전환경으로 인해 균열, 부식, 마모가 잦다. 고장 원인 약 80% 이상이 열교환기 내 튜브 손상이다. 

    이번에 울산CLX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AI는 사람보다 70% 빠르게, 50% 저렴하게 98% 이상의 정확도로 배관 손상을 찾아낼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또한 단순 손상을 찾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배관의 두께까지 측정해 열교환기의 상태를 수치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덧붙였다. 

    해당 AI는 SK이노베이션이 울산 지역 스타트업 '딥아이(DEEP AI)'와 함께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이다. 딥아이는 지난 4월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사업(차세대 원전 분야)'에 선정됐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딥아이와 함께 배관이 쓰이는 모든 영역으로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 울산CLX 관계자는 "딥아이와 함께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평가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해 국내 전체 정유·석유화학산업 뿐 아니라 동일기술이 적용되는 배관, 보일러, 탱크, 자동차, 항공기 부품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