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수요예측 마감 공모가 하단 아래 8500원 논의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첫날 유통 물량도 부담
  •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금액이 크고 상장 후 유통물량이 많아 기관 투자가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수요예측은 이날 마감했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주관사단 측에서 희망 공모가밴드(9500원~1만2000원)의 하단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처럼 통합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인정받길 원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케이뱅크를 금융주 중 하나로 판단했다. 케이뱅크는 플랫폼 수익이 없어 카카오뱅크와 비교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케이뱅크는 이자이익이 총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간 시장에선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에 대한 고평가 지적이 있어왔다. 앞서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그룹으로 카카오뱅크,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선정했다.

    이후 이들 3곳의 PBR 평균치인 2.56배를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 1조9556억원에 적용하고, 상장 후 유입될 공모자금을 더해 시가총액을 산정했다. 이에 따라 정해진 케이뱅크의 PBR은 2.56배로, 카카오뱅크(1.6배), KB금융(0.54배), 신한지주(0.51배) 등 타 은행주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이 많고,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 상장 첫날 유통 가능 주식 수는 1억5550만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4억1669만주)의 37%에 달한다. 앞서 올해 상반기 대어였던 시프트업(10.23%)과 HD현대마린솔루션(13.63%)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구주매출 비중은 50%로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1조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당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1일부터 22일까지이며, 공모주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상장일은 오는 3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