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美 고용시장·물가… '가을 랠리' 지속트럼프 당선 가능성 커져… 달러 강세 가속아시아 통화 압박…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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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7일 1360원 중반대로 상승 출발했다. 최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발(發) 리스크'와 함께 달러 강세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정의하며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 프랑스 같은 나라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할 일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다. 그러면 관세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옹호했다.

    폴리마켓 등 주요 베팅 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60%'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40% 초반대'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리스크가 시장에 확산되면서 달러화는 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지속상승하는 원·달러 환율

    1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64.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1367.14원까지 치솟았다가 1362.6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숨고르기를 했다. 달러화 강세와 아시아 통화 약세가 맞물리며 한국 원화는 물론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7일 10시 30분 기준 103.51을 기록했다. 16일 오후 7시 45분(현지시간) 기준 103.55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날 103.3에서 상승한 수치로 지난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1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49.33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1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

    ◇ 혼조세 보이는 美 경제지표… 트럼프發 강달러 이어질 듯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최근 일부 지표에서 다소 불안한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미시간대의 10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68.9로 시장 전망치인 70.9를 밑돌며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임을 보여줬다.

    다소 부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달러를 뒷받침할 탄탄한 고용시장과 안정된 물가지수를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25만4000건 늘어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4만7000건)와 8월(15만9000건) 수치를 크게 웃돈 수치다. 

    또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90.7%로 예상된다. 한편 빅컷(기준금리 대폭 인하) 단행 가능성은 0%로 나타났다. 미 연준이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비율도 9.6%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 증가는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며 강달러에 대한 힘을 실고 있다. 그의 보호무역주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무역 질서와 외환 시장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달러에 일제히 약세 면치 못하는 아시아 통화

    강달러에 따른 영향은 한국에 그치지 않고 있다.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속수무책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내놓고 있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6조 위안(약 1146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밑도는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위안화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엔화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취임 후 일본은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여전히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엔화 약세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헤즈볼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증가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