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관련 수상작

    21일 개막해 27일 막을 내린 칸 국제 광고제에는 모두 4편의 한국 광고가 본선에 올라 이 중 2편이 3개의 상을 받았다. 22일 ‘크리에이티비아’의 심장의 날 캠페인 ‘리슨(Listen)’이 프로모션 은상 및 동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23일 제일기획의 니콘 광고 ‘센서리라이트박스(Sensory Light Box)’가 미디어 부문 동상을 받앗다. 제일기획 유니세프 광고 2편은 본선 진출은 했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칸 국제광고제 폐막식이 열린 팔레 드 페스티벌 극장 ⓒ 뉴데일리

    한국 출품작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광고주인 해외 광고도 선전했다. 영국 대행사 ‘더바이럴팩토리’가 출품한 삼성전자 휴대폰 '옴니아' 동영상 광고 '언박싱(Unboxing)'이 24일 사이버 부문 은상을 차지한 데 이어 미국 ‘굿비실버스타인앤파트너스가 대행사인 현대자동차 판촉전략 ‘어슈어런스(Assurance)’가 27일 ‘타이타늄 및 통합(Titanium and Integragted)’ 부문 동상을 차지했다. 한미 언론에 여러 번 보도된 현대 어슈어런스는 차를 산 뒤 1년 안에 실직하면 되사주는 파격적 무상 보증 프로그램으로 불경기 미국시장에서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베끼기 대상이 되기도 했다. 총 16편의 수상작이 선정된 ‘타이타늄 및 통합’은 광고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부문으로 타이타늄과 통합 양 항목 그랑프리는 모두 미국 오바마 대선 캠페인이 수상했다.

    주요 대상작

    올해 칸 국제 광고제는 전세계적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작년에 비해 출품작은 20% 줄어든 2만3000여 편이며 참관단은 작년 7만명에서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적은 돈으로 최대 효과를 낳은 구인 광고, 파산한 도시의 역경 극복 캠페인, 인플레이션 풍자 광고 등 적은 비용이지만 아이디어의 힘으로 큰 효과를 얻은 광고가 대상을 타 관심을 끌었다.

    프로모션 부문 대상을 받은 일본 유바리시의 새 출발 캠페인 '돈이 아니라 사랑' ⓒ 뉴데일리

    우선 호주 구인광고가 그랑프리 3관왕에 올랐다. 올해 초 세계적으로 구직자와 직장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퀸즈랜드주 관광청의 구인광고, '더베스트잡인더월드(The Best Job In the World)'다. 이 광고는 호주 북동부 해밀턴 섬의 관리자를 뽑는 내용의 작은 신문 광고 하나와 홈페이지만으로 사이버, PR, 다이렉트 마케팅 부문 대상을 휩쓸었다. 6개월 계약직인 섬 관리자의 업무조건은 환상적이다. 근무시간은 월 12시간, 업무는 거북이 및 물고기 먹이주기, 바다 고래 관찰, 블로그 운영. 여기에 바다 전망 침실 3개가 있는 숙소, 항공권이 제공되며 급여는 15만달러(약 1억 9000만원)다. 관리자가 외로울까봐 친구도 한 명 데려갈 수 있다. 이 구인광고에는 200여개국 지원자 3만4000여명이 몰렸고 170만 달러(약 21억원) 예산으로 1500만 달러(약 190억원)의 매체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전해졌다. 대행사 ‘커민스니트로’측은 “구인광고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으며 세계 30억명 이상에게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부채를 기록하며 2007년 파산신고를 낸 일본 홋카이도 중부 유바리시는 새출발 캠페인 ‘돈이 아니라 사랑(Love But Money)’으로 프로모션 부문 대상을 받았다. 빚을 줄이고 시민을 독려해 시 이미지 전환을 하기 위해 만든 캠페인이다. 유바리시가 일본에서 이혼율 최저라는 사실에 착안해 "유바리에 돈은 없지만 사랑은 있다(Yubari, no money but love)"는 슬로건이 만들어졌고 특산물인 멜론처럼 생긴 ‘유바리 부채’라는 부부캐릭터가 고안됐다. 부채는 빚과 배우자의 중의적 의미이다. 이를 활용해 시 당국과 대행사 ‘비컨 커뮤니케이션은 유바리시를 행복한 부부 도시로 이미지 쇄신하고 빚을 갚을 수익사업들을 창출했다. ‘행복한 부부 증명서’를 발급하고 캐릭터 상품, 음반 등을 제작 판매한 것. 유바리시는 이를 통해 3100만달러(약 398억원)의 빚을 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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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외 부문 대상을 받은 짐바브웨 신문 광고 '트릴리언달러 캠페인' ⓒ 뉴데일리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고발한 '짐바브웨신문 광고 '트릴리언달러(Trillion Dollar)캠페인'은 옥외부문 대상을 받았다. 게시판, 벽면, 전단에 1조 달러어치 지폐를 포스트잇처럼 붙여 도배하고 지폐뭉치를 사람들에게 보내기도 한 이 캠페인의 슬로건은 '무가베 정권 덕에 돈으로 벽보를 만듭니다(Thanks To Mugabe This Money Is Wallpaper)'이다. 짐바브웨에서는 치솟는 물가로 종이가 지폐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짐바브웨신문은 무가베 정권의 부패상을 고발하다 탄압을 당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근거지를 옮겨 신문을 발간했고 이후 정부 당국은 해외 출판물을 사치품으로 규정해 55% 관세를 매겨 간접적으로 이 신문을 비롯한 해외 출판물 구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 통화 인플레이션은 유명해 이베이 등 해외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 5억, 100억, 200억, 500억, 100조 짐바브웨 5종 지폐 세트가 기념품으로 등장해 2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다. 대행사는 남아공 대행사 TBWA.

    일본 광고대행사 덴츠가 25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오카무라 마사코씨는 일본직장인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피곤하겠다”라는 설문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불경기 광고인의 역할을 동네의사인 ‘타운닥터’로 정의하고 사회에 활기를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 대상작

    광고계의 미래를 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뽑는 타이타늄과 각편의 광고가 얼마나 하나로 융합됐는지를 심사하는 통합 부문 대상은 모두 오바마 대선 캠페인이 차지했다. 이로 인해 사회성 또는 공익캠페인에는 대상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대회규정이 올해부터 바뀌게 되었다.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드로가는 이 캠페인을 ‘한 명 개인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창의적 사회 운동을 이끌어 내 이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마다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고 평했다.

    칸 국제광고제 폐막식의 공개 행사로 열린 수변 불꽃놀이 ⓒ 뉴데일리

    인쇄 부문 그랑프리는 프랑스 대행사 '프레드앤파리드(Fred&Farid)'가 출품한 미국 청바지 브랜드 '랭글러'의 시리즈 광고에 돌아갔다. 이 광고는 자연속 야생동물같은 이미지의 젊은이들을 그리는데 이들 몇몇은 '다코타'나 '코코' 같은 랭글러 제품을 입고 등장한다. '다코타온로드(Dakota on Road)'편에서는 야간 고속도로 운전자 눈앞에 헤드라이트가 비춰지자 갑자기 모습이 드러난 사슴같은 여성이 서 있고 '다코타1(Dakota1)'편에서는 얼굴과 어깨 윗 부분만 수면 위로 빼꼼히 드러나 악어를 연상시킨다. 데이비드 루바스 심사위원장은 이 광고를 "중년남성의 카우보이 청바지로 인식되던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섹시하고 원초적 느낌으로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필름 부문 대상작은 필립스 TV의 인터랙티브 영상광고 ‘캐러젤(Carousel)’이 수상했다. 필립스 홈시네마용 TV 캐러젤 광고다. 캐러젤의 영화원본 그대로 볼 수 있는 21:9 화면비, 높은 화질, 최적 TV 시청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앰비라이트 조명기술이 강점인데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보는 사람이 마치 영화감독이 된 것처럼 영상 각도와 소리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내용은 한편의 단편영화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