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아쉽게도 목표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발사 후 브리핑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정확히 목표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지만 1단 엔진과 2단 킥모터는 모두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며 '부분 성공'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향후 위성이 교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우주 미아'가 될 경우 실패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목표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정확한 원인도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성공.실패 논란 = 교과부는 이번 나로호 발사가 '부분적 성공'이란 입장이다. 발사체 1단 발사와 2단 분리 및 점화 등은 모두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발사체가 비록 '목표궤도'에는 못 미쳤지만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교과부가 당초 "발사체의 성공이란 목표궤도에 위성을 정확히 진입시킬 때"라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어쨌든 발사체의 경우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교과부는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2호의 분리 이후 상황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일단 목표궤도보다 36㎞ 정도 높은 곳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 과학기술위성 2호가 다른 궤도에 안착해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위성 2호의 궤도 추적에 실패할 경우 실패 논란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과학기술위성은 자체 추진체가 없다"면서도 "(위성을) 잃어버렸다는 표현을 하기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성과의 교신 대책은 = 일반적으로 위성과의 '교신 실패'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발사 후 위성의 경로추적에 실패하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 궤도가 안정화되는 2∼3일 경과 후 북미대공방위사령부(NORAD)의 데이터를 이용해 위성의 궤도 정보를 얻어야 한다.
    두번째로는, 경로 추적이 이뤄졌다하더라도 실제 교신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다. 첫 교신이 이뤄지지 않고 다음 교신 시도에도 실패하면 계속 다음 교신을 기다리며 대기한다. 과학기술위성 2호의 경우 비축된 전력이 동작전압 이하로 떨어지면 안전모드로 전환한다. 안전모드에서는 위성체가 정상동작을 위한 전압이 될 때까지 태양전지판을 통해 충전한다. 충분히 배터리가 충전되면 위성체는 다시 교신을 시도한다.
    마지막 세번째, 위성체 자체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인데, 위성체 메모리에 저장된 위성체 상태 데이터를 지상국에서 전송받아 문제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위성체 이상이 발견되면 하드웨어를 리셋하거나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시도한다.
    ◇실패원인은 '밤샘 작업 중' = 나로호가 궤도진입에 실패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다.
    정확한 실패 원인에 대해 교과부와 항우연은 러시아 연구진과 함께 분석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라며 26일 오전 10시30분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한러 공동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며 정부 차원의 우주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항우연은 위성보호덮개인 페어링이 완전 분리됐는지, 2단 킥모터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해 "분석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는 상태다.
    이주진 원장은 "현재로서는 위성 부분이나 궤도진입 실패 부분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좀 더 엄밀한 분석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번 나로호 1차 발사에 이어 약 9개월 후인 내년 5월 나로호 2차 발사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1, 2차 발사에서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별도의 비용 없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나로우주센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