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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쑥부쟁이는 국화과의 두해살이식물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이다. 토종 우리 식물로 1937년 일본인 식물학자 기타무라씨가 충주 수안보 근처에서 발견해서 ‘단양쑥부쟁이’로 이름 붙여졌다.
단양쑥부쟁이는 잎이 가늘고, 강변 모래땅에만 살고 있어 다른 쑥부쟁이와 구분이 쉽다. 가녀린 잎은 가을에 싹을 틔워 사나운 겨울을 난다. 얇디얇은 잎들을 비집고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에는 잎 꼭대기에 꽃이 핀다. 쑥부쟁이꽃은 중앙에는 노란 꽃밥이 가장자리에는 기다란 꽃잎들이 빽빽하게 자리한다.
환경연합 지영선 대표 외 30여명이 단양쑥부쟁이 군락지를 둘러보고 있다ⓒ 뉴데일리 키가 50~100cm에 달하는 이 식물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러나 단양과 충주를 잇는 남한강변에 분포하던 단양쑥부쟁이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로 강변이 수몰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단양쑥부쟁이는 2000년 단양군 가곡면에서 다시 발견됐지만, 긴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자연재해로 인해 자생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2005년 국립 수목원은 남한강 하류인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강변에서 단양쑥부쟁이 군락지를 발견, 환경부는 이 식물을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으로 지정했다.
단양쑥부쟁이 자생지를 옮기다
희귀종인 단양쑥부쟁이가 자생하는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강천섬은 4대강 살리기 6공구 사업구간에 포함돼 있다. 이에 시공사는 단양쑥부쟁이를 비롯해 숲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생태체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도 지난 11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단양쑥부쟁이 집중 분포지 중 샛강 조성으로 훼손되는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원형보존토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단양쑥부쟁이에 대한 중요성을 4대강살리기사업을 실시하는 정부와 시공사 모두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와 시공사는 단양쑥부쟁이 군락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 금줄 및 표지판을 설치해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양쑥부쟁이 이식 작업을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여주군 황학산 수목원, 포천시 평강 식물원 등에서는 단양쑥부쟁이가 인공조건에서도 자생하며 대량으로 증식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여주 황학산 수목원 이윤영 녹지연구사는 “쑥부쟁이는 인공증식 조건하에서 토지여건만 맞는다면 잘 자랄 수 있다”면서 “현재 황학산 수목원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쑥부쟁이가 어느 토양에서 가장 잘 자라는지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꾸준한 관심이 생명력 불어 넣는다
한국 수자원공사 및 한강 살리기 6공구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9일부터 단양쑥부쟁이 개체 이식 작업을 시작했다. 하루에만 1만7500본을 대체 서식지로 이동해 자생하도록 도울방침이다.
곳곳에 위치한 단양쑥부쟁이 채취, 이식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 뉴데일리 굴암지구에서 채취한 쑥부쟁이를 대체서식지에 이식하고 있다. ⓒ 뉴데일리 단양쑥부쟁이 이식 작업을 맡은 공주대 생명자원연구센터 이율경 박사는 “쑥부쟁이 대체 이식지에는 모래와 자갈이 섞여있고, 자갈의 크기도 10~20cm 크기로 현재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단양쑥부쟁이는 사실상 멸종 선고를 받고도 다시 살아났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 강인한 식물은 새로운 보금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최대한 서식지에 가깝게 했지만 서식지와 같을 수는 없다. 야생 식물의 ‘자생’을 위해서는 ‘앎’이 필요하다. 쑥부쟁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식물에 대해서도 어느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여러 실험, 조사를 거쳐 우리 야생 식물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