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콕콕 Q&A "4대강 총인처리가 뭐길래 시끄러워"일부매체 “오염시설 집행 올해 4.2%뿐” 비난“행정절차끝나고 공사들어가야 예산 들어가절차 모르고 비판... 3~10개월이면 끝나”
  • 70년대 시골의 한 중학교 농업시간. “비료의 3요소는 질소 인산 ‘가리’지. 배추밭에 금비만 줘 바라, 이파리(잎) 줄기만 삐죽 자라 흐물거리니 김치맛도 없는거여~! 인이 들어 있는 화장실 거름이 최고지”

    투박한 말투과 농군같은 ‘농업선생님’이 침 튀기며 설명하던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다. 농업선생님이 설명한 ‘가리’는 칼륨이다. ‘금비(金肥)’ 돈 주고 사는 비료라는 뜻으로, 현대화되면서 농촌에 퍼지기 시작한 화학비료다. 화장실 거름 중에 많이 들었다는 인은 화학 비료의 주요성분이기도 하다.
     
    이 인(燐)이라는 용어가 4대강사업으로 일반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인처리시설’이 얼마나 확충되는지 설명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등장하고, ‘총인처리시설이 확충이 어려워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주장은 반대측으로부터 자주 나온다. 덕분에 ‘총인’이 뭔지 ‘총질소’가 뭔지 인터넷을 찾아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 4대강 사업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몇 신문이 최근 인과 관련한 기사를 내 전국민이 수질 걱정에 잠시 휩싸이게 됐다.

    K신문보도는 이렇다.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은 4대강 본류 66개 유역의 총인 농도를 2006년의 1.268~0.014PPM에서 2012년까지 0.326~0.013PPM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2012년부터 상수원 보호구역과 4대강 수변구역 폐수 방류수의 총인 농도를 기존 4PPM 이하에서 0.2PPM 이하로 최대 20배 강화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4대강 유역에 346개의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해........연차적으로 설치키로 계획했으나 올해는 7곳에 그쳤다. 내년까지 339곳을 설치해야 수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또 “방류수 수질 강화와 무리한 총인처리시설 확충은 4대강 사업의 속도전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 “수질정책 전반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등 민노당 홍희덕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또 한 신문도  “4대강 사업의 주요 수질개선 대책인 하,폐수처리장 총인처리시설 설치 예산의 올해 집행률이 4.2%에 불과하다. 내년 말 4대강 사업이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법적 기준 수질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보도를 냈다.

    두 신문 내용을 보면 총인 처리시설의 설치가 계속

  • ▲ 한창 보강공사중인 여주하수처리장.
    ▲ 한창 보강공사중인 여주하수처리장.

    지지부진해 4대강 완공이후에 수질 개선계획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4대강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담긴 것이다.

    기사 내용만 본 사람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수질개선 사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환경부의 계획과 환경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기사에 나온 내용은 사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예산 쓴 비율만 보고 '수질 무대책' 억지”

    우선 총인 처리시설은 우선 182개다. 또 올해 예산 집행률이 4.2%로 낮다는 말은 정확한 수치가 다소 차이가 날수 있겠지만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절차를 알고나면 정부가 수질대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우선 현재 182개중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곳은 12곳, 설계가 들어가는 곳은 162개다. 완공된 곳은 한 곳이고 공사 중인 곳은 7개다. 그러니 올해 집행률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 ▲ 올해말에 완공 예정 여주읍 하리 점동하수처리장 조감도.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곳에선 BOD는 157에서 9.5로, 총인은 6.1에서1.9로 처리해 남한강으로 방류한다.
    ▲ 올해말에 완공 예정 여주읍 하리 점동하수처리장 조감도.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곳에선 BOD는 157에서 9.5로, 총인은 6.1에서1.9로 처리해 남한강으로 방류한다.

    보통 총인 처리시설을 하기 위한 절차는 인허가 등 행정절차, 실시설계, 공사 등 3단계다. 행정절차는 5개월 정도다. 이 기간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설계 기간은 통상 4개월이다. 이 기간 들어가는 비용 역시 총공사비의 1%수준으로 미미하다. 그러니 이 두 단계까지는 거의 예산이 집행될 수가 없는 것이다.

    예산은 실시설계 후 공사에 들어갈 때 집행이 이뤄지기 시작한다. 올해 설계중인 162개로 현재 단계에서는 예산 집행률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환경부 생활하수과 관계자는 “통상 입찰이나 심사 등 기본계획수립에 5개월, 인허가와 설계에 6개월, 본 공사에 3개월이 소요된다. 현 설계중인 162개를 올해 안에만 착공해도 내년상반기면 모두 완료된다”고 강조했다.

    즉, 총인처리시설 대다수는 내년 상반이 100%근접하게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회의원의 주장이나 신문의 기사는 이런 절차적 특성에 대해 깊이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


    하천에 인 많아지면 녹조 번식... 수질 악화

    그런데 총인이 뭘까?
    총인(T-P,Total Phosphorus)은 하천, 호소 등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쓰는 것으로 물속에 포함된 인 화합물의 총량을 뜻한다. 전(全)인이라고도 한다. 인구 집중도가 높은 지역의 하천, 호소에 많다. 인은 질소와 함께 수중 영양물질을 증대시켜 이를 먹이로 하는 조류를 증식시키는 원인이 된다. 거름, 비료는 물론 합성세제에 인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다.

    강이나 호수에서 인이 문제가 되는 것은 녹조와 관련이 있다. 인이 채소 등 식물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이듯, 물에 있는 조류(藻類)에게도 영양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인을 관리하느냐가 환경당국과 전문가들의 숙제이다.

  • ▲ 여주읍 하리 무인 점동하수처리장 조종실 내부.
    ▲ 여주읍 하리 무인 점동하수처리장 조종실 내부.

    하수처리장에 설치되는 오염 방지 시설은 화학처리시설과 여과장치가 있다. 화학처리시설은 기존의 하수처리장에 약품 처리로 총인방류량을 줄이는 화학처리 시설과 여과장치이다. 여과장치는 시설물을 세우는 토목요소가 있는 것으로 처리 용량에 따라 대규모 투자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시설이다. 통상 신도시 등 오염물 배출 요인이 있을 때 설계단계부터 구상된다.
     
    화학처리는 기존의 하수처리장에 총인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기존 시설에 설비를 추가하는 작업으로 비교적 시일이 짧게 걸린다.

     

    총인 처리하면 정말 깨끗해질까?

    그런데 왜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할까.
    우리나라는 그동안  BOD중심으로 수질을 관리됐다. 그러나 COD중심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총인 처리를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
     
    특히 정부는 2012년부터 방류수 수질기준을 지금의 2ppm에서 지역에 따라 0.2~0.5ppm등으로 최고 10배까지 강화하기로 하면서 총인 처리 시설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182개 처리장에 총인 처리시설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총인 처리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미생물이 인을 섭취하게 해 침전시키는 방법과, 염화제이철과 염화알루미늄(PAC) 황산알루미늄염 등의 약품을 이용해 인 성분을 응집시켜 가라앉힌 뒤 따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하수처리장에서 침전 미생물 처리 등을 거친 하수가 하천으로 나가기 전 단계에서 이 약품들을 넣으면 약품이 인성분을 끌어당겨 덩어리가 커지는데 이를 FLOC이라고 한다. 커진 플록이 가라앉고 난 상층부의 맑은 물은 밖으로 나가고, 가라앉은 플록은 따로 수거해 따로 처리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알루미늄염은 저렴한 비용으로 호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유역의 오염원 관리가 어려운 호수 등에서 부영양화를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경제성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 알루미늄염은 생물에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정수장에서도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보통 하수처리장 마지막단계에서 약품을 이용해 처리한다고 한다.

  • ▲ 하수처리장에서 인을 제거하는 약품을 넣는 개념도.
    ▲ 하수처리장에서 인을 제거하는 약품을 넣는 개념도.

    환경부 관계자는 “2008년 기준으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BOD는 95%  COD는 평균 85.6%로 처리효율이 높지만 총인 처리효율은 67.6%수준으로 낮은편이다. 생물학적 처리만으로는 평균 70%, 화학처리를 병행하면 평균 94%를 정화시킬 수 있다”라며 4대강에 시설이 완료되면 유입되는 원수의 수질이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토론회에서 4대강 반대측 패널이 팔당호 수질을 0.1ppm낮추는데 수조 원 들었다며 4대강 수질개선 계획을 비꼬듯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원래 1이라는 수치를 0.5로 낮추는 비용과, 0.5를 0.25로 낮추는 비용은 완전히 다르다. 수치상으로는 같은 절반의 감소지만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다”라며 기계적인 비유를 들어 4대강 수질개선효과를 낮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