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황 상당히 안 좋다…정유ㆍ통신가격 성과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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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23일 "물가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대단히 비우호적"이라며 정부가 다시 한 번 물가안정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정유ㆍ통신 가격 태스크포스(TF)가 조기에 성과를 낼 것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이날 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서민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순위에 두고 물가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중동사태로 100달러를 상회하고 국제 원자재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물가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발생하면 원가부담 등으로 가격이 일부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면 인플레가 구조화돼 거시경제 안정기반을 저해하고 서민생계의 부담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물가안정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물가상승 추세에 편승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가격을 인상할 경우 정부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이어 "정부는 단기적 수급안정대책과 함께 관세인하, 정보공개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시장친화적인 구조개선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특히 구조적 물가안정을 위해 석유ㆍ통신요금ㆍ해외곡물조달 관련 태스크포스가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물가상승 압력의 심각성을 강조해 재차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급격한 인플레는 각국의 긴축정책을 유도해 세계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인플레는 인간의 삶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회의안건으로 제시된 '주요 물품 비축현황 및 국제곡물 시장동향'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석유, 주요곡물, 광물을 비축하고 있으나 비축범위나 규모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가용재원에 한계가 있으므로 세밀한 시장동향 점검을 통해 비축의 효율성을 높이고 적시에 필요물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방출의 효율성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이 이처럼 물가상승압력에 대해 '고강도' 발언을 하고 나선 것은 기존의 물가상승압력에 더해 최근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석유 등 원자재가격이 치솟으면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기대 인플레 심리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