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1대 제작, 3000명 고용 효과‥부가가치 탁월세계최고 요트대회 아메리카스컵, 국내 개최 가능?
  • ▲ 가수 김장훈이 30일 서울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독도·동해에서 요트 대회나 선상 음악 축제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문화 축제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 노용헌 기자
    ▲ 가수 김장훈이 30일 서울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독도·동해에서 요트 대회나 선상 음악 축제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문화 축제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 노용헌 기자

  • ▲ 가수 김장훈이 30일 서울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독도·동해에서 요트 대회나 선상 음악 축제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문화 축제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 노용헌 기자

    저 멀리 철썩이는 파도와 함께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독도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해 아메리카스컵에서 1위를 달성한 BMW 오라클 레이싱 요트팀은 대한민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아메리카스컵에서 또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독도 주변에서 불어오는 풍향과 물살의 세기를 계산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는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큰 국제 스포츠 행사로, 한국은 지난해 가수 김장훈의 이벤트가 대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 요트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메리카스컵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995년, 2000년, 2003년, 2010년 4차례나 우승을 차지, 요트계의 신화로 불리는 러셀 쿠츠(49)는 지난해 월드 시리즈의 한국 개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내한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대표적인 친한파. 이번 아메리카스컵 대회의 한국 유치를 위해서도 막후에서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이라도하듯 포항시-울릉도-독도를 경유하는 '독도사랑 아메리카스컵' 대회에 10여 명으로 구성된 BMW 오라클 레이싱을 이끌고 출전,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러셀 쿠츠 "삼면이 바다인 한국, 해양강국 시간 문제"

  • ▲ 미국항공우주국 NASA(나사)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 미국 요트 대표팀의 세일링 요트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 미국항공우주국 NASA(나사)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 미국 요트 대표팀의 세일링 요트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상기한 글은 일종의 가상 시나리오지만 아메리카스컵 대회의 한국 유치 가능성은 무척 높다는 게 요트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내한, 국내 언론을 상대로 아메리카스컵 대회의 유치·출전 문제를 언급한 바 있는 세계적인 요트 스타 러셀 쿠츠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서 국제 수준의 요트 대회를 여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선수나 심판들이 전무하고 요트 경기 참가 경력이 있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 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1851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개최한 요트 대회에서 미국에서 건너온 아메리카호가 왕실 소속 요트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대회 이름조차 아메리카스컵으로 명명된 이 대회는 1983년 호주가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130여년간 미국이 우승을 독차지 해 온, 그야말로 미국의 '프랜차이즈 상품'과도 같은 존재다.

    풍향의 각도와 물살의 세기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물론 바람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학적인 요트 설계가 필수적인 요트 경기는 선박 건조기술과 유체 역학, 기상학 등이 총망라된 현대 과학기술의 총집합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자금력과 과학 기술을 가진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최첨단 기술이 가미된 세일링 요트를 매년 업그레이드해 아메리카스컵은 물론 여타 국제 요트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BMW 오라클 레이싱팀 요트, NASA가 제작

    특히 아메리카스컵은 반드시 자국의 기술로 만든 배로 참가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이 대회의 출전 자체가 해양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척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러셀 쿠츠가 이끈 BMW 오라클 레이싱팀은 제작비만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USA호를 타고 경기에 참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메리카스컵은 국가 대항전이 아닌 클럽팀 간의 경기지만 나라 별로 2개의 요트팀이 다른 팀과 맞붙는 형대로 경기가 진행돼 사실상 국가 대항전의 성격을 띤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스컵에 출전하는 클럽팀은 세계적인 재벌기업이나 국가의 암묵적 지원 속에 천문학적인 비용의 개발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한번 열릴 때마아 약 3~4조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메리카스컵은 향후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비견되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요트대회는 탁월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 그동안 유럽과 미국 등 소수 선진국들의 고품격 스포츠로만 인식됐던 탓에 아시아권에서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요트대회의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세계요트연맹(ISAF)이 아시아 등 비유럽권 나라에서의 대회 유치를 적극 고려하고 있어 조만간 F1에 맞먹는 초대형 스포츠 행사로 발전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메리카스컵에는 못미치지만 볼보 오션 레이스와 시드니 호바트 요트 경기, 그리고 루이비통컵이나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도 규모나 대회 수준면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볼보 오션 레이스 인기, 포뮬러 원에 버금

  • ▲ 지난해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열린 '2010 부산컵 세계여자매치레이스 요트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물살을 가르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열린 '2010 부산컵 세계여자매치레이스 요트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물살을 가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중 볼보 오션 레이스는 2008년 대회부터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항구를 경유하는 코스를 집어 넣어 요트 경기의 저변을 확대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보통 수개월간 각 나라를 돌며 치러지는 볼보 오션 레이스는 비록 참가팀은 10개 팀 이하에 불과하지만 100여개의 국가에서 10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경기 장면을 시청할 정도로 그 열기 만큼은 '포뮬러 원' 대회에 버금갈 정도다.

    매년 12월 26일 개최되는 시드니 호바트 요트 대회는 여름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끼어있는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크리스마스 행사다. 벌써 60회를 넘겼을 정도로 역사에서 만큼은 볼보 오션 레이스를 능가하는 이 대회는 시드니를 출발, 호바트까지 630마일을 일주일 안에 주파하는 것으로 우승자를 결정짓는 대회다.

    1945년 개최될 당시만 해도 단 9대 만이 참가했던 시드니 호바트 요트 대회는 60여년만에 전 세계에서 100여 대 이상의 요트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요트 대회로 발전했다.

    코리아컵 국제 요트대회, '독도 알리기' 일석이조

    경기국제보트쇼와 함께 치러지는 코리아 매치컵 세계요트대회는 2008년부터 시작돼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매회 열릴때마다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400여개의 해양레저업체들이 참여할 정도로 양과 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회 기간 열리는 '월드매치레이싱투어'에는 세계랭킹 10위 이내의 유명 스타들이 대거 참석, 요트 대회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미 두바이보트쇼, 상하이보트쇼와 함께 아시아 3대 보트쇼로 자리잡은 경기국제보트쇼는 매년 200건에 달하는 상품계약과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경기도의 효자 문화상품으로 안착한 상태다.

    가수 김장훈이 홍보대사로 나서며 화제선상에 오른 코리아컵 국제 요트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행사로, 동해안의 도시에서 출발, 울릉도와 독도를 거쳐서 돌아오는 장거리 레이스다.

    동해와 독도를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008년부터 시작된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는 국내 최초의 장거리 외양 레이스이자, 세계요트연맹 공식 대회로서, 대회 자료부터 독도 및 동해를 명기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열리는 4회 대회는 포항시에서 출발해 독도를 경유하는 코스로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요트란?

    요트의 어원은 원래 네덜란드어의 야겐(Jagen)에서 유래됐으며, 이는 사냥하다 쫓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돛(Sail)을 이용해 바람을 추진력으로 수상을 달릴 수 있도록 고안된 요트의 기원은 고대 돛단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집트에서는 B.C 6000년경의 유물로서 돛과 노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배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바람의 방향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어떤 방향으로도 자유자재로 달릴 수 있도록 고안된 근대적 요트는 1660년 영국 국왕 찰스 2세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선물한 2척의 수렵선이 시초다. 요트경기의 시초는 1661년 9월 1일 찰스 2세가 그의 동생 요크공과 템즈강의 그리니치에서 그레이브 센트까지 37km의 코스를 사용해 '100파운드의 상금레이스'를 펼침으로서 시작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돼 유럽왕실의 레저스포츠로 저변을 확대해 가던 요트는 1907년 국제요트연맹(ISAF)이 정식 결성됐으며, 올림픽종목으로는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 채택됐으나 기상악화로 실제 경기는 열리지 못하고 1912년 제2회 파리 올림픽부터 요트경기가 시작됐다. (출처 : 대한요트협회)

    요트 1대 제작, 3000명 고용 효과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하는 요트팀이 일개 중소기업과 맞먹는 인적 구성과 운용비를 사용하듯이 요트를 제작하는 데에도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다. 승용차 한 대를 제작할 때마다 15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면 요트를 제작할 경우 300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로 요트가 갖고 있는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요트를 운용하는 쪽이나 제작하는 쪽 모두,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요트 생산 분야의 경우 최근 들어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인도, 터키 등이 개발 경쟁에 뛰어들면서 상당히 다변화 된 추세다. 실제로 십여년 전만해도 요트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노르웨이 등 주로 유럽권 국가들이었으나 현재는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대만은 세계 5위의 요트 건조 국가로 등극,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많은 요트 수출고(연간 2억 달러 이상)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