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소프트, 게임업계 1등 자리 넥슨에 내준데 이어 3위로 밀려나
  • 지난해 NHN 한게임을 제친 네오위즈게임즈가 '리니지' 신화로 알려진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사인 엔씨소프트마저 넘어섰다.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네오위즈가 지난해부터 고속 성장을 이어온 반면 엔씨소프트는 주력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정체에 캐주얼 게임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게임 제친 네오위즈 "엔씨도 비켜" =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1·4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본사 매출 기준으로 게임업계의 '맏형'격인 엔씨소프트를 뛰어넘었다.

    네오위즈게임즈 본사의 1분기 매출은 1천450억원으로 엔씨소프트(1천269억원) 를 200억원 가까이 추월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성장의 주역은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1인칭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다.

    국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하고 중국의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온라인게임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크로스파이어'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아바', '세븐소울즈' 등 해외 퍼블리싱 게임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특수를 누렸던 '피파온라인2'가 외부 효과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박지성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진출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네오위즈게임즈가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라며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게임시장 성장세가 높은 만큼 네오위즈게임즈의 질주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위 전락 엔씨소프트 '어쩌나' = 반면 엔씨소프트는 북미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 부진에 더해 본사 실적까지 주춤하면서 넥슨, 네오위즈게임즈에 이어 업계 3위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엔씨소프트 본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1천269억원, 5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 25% 감소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셈이다. 엔씨소프트 본사는 2007년도 1분기 매출 574억원, 영업익 136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본사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MMORPG의 고전 '리니지'와 '리니지2' 사용자 수가 사실상 정체된 상황에서 차기작 '아이온'의 성장 동력마저 고갈되면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니지'는 지난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 본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떨어진 351억원에 그쳤다.

    '리니지2'의 매출 감소세는 2008년부터 이미 진행돼 당시 221억원이었던 1분기 매출액은 올해 159억원까지 떨어졌다.

    '아이온' 등 신작의 해외 성과 부진 탓에 본사의 로열티 수입 역시 지난해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008년 1분기 103억원 수준이었던 로열티 매출은 2010년 1분기에는 두 배가 넘는 239억원까지 급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56억원로 현상유지에 그쳤다.

    주력이던 MMORPG의 위기에다 지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캐주얼 게임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엔씨소프트의 위기에 불을 붙였다.

    게임전문 리서치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 캐주얼게임 '드래고니카'와 '펀치몬스터'의 PC방 사용시간 순위는 각각 114위, 215위로 실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비공개테스트를 실시한 '팝캡월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층이 연내 시행될 셧다운제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큰 반등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리니지'와 '리니지2' 이후 정체 상태를 보였던 엔씨소프트 실적이 2008년 '아이온' 출시로 반등에 성공한 만큼 최근의 정체 상황도 후속작의 성공 여부에 따라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씨소프트의 위기를 만회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전공인 MMORPG 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이라며 "엔씨소프트에게 절실한 과제는 바로 다양한 후속작 발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