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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공시시스템의 장애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만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이 약 40분간 `먹통'이 됐다. 지난 7일에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지수 종가 산정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디도스(DDos)를 비롯한 외부 공격보다는 자체 결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불과 일주일새 장애가 반복돼 기강 해이 논란이 예상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5분부터 3시15분까지 20분간, 이어 오후 3시21분부터 3시38분까지 17분간 다트 접속이 지연됐다.
금감원은 KT가 제공하는 인터넷 전용회선에 불량이 있었던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장애가 발생한 구로전화국에서 신촌전화국 대체회선으로 옮겨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전용회선을 매달 점검하고 있다. 애초 구로전화국 회선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 수조 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는 금융거래의 심장부인 증권가에서는 불과 몇 분만의 장애로도 대형 사고가 빚어질 수 있었는데 그런 참사는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IT담당자는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오후 2시50분~3시) 시간과 장 마감 이후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장중이었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사들은 금감원 다트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공시 사항을 게재한다. 두 기관이 운용하는 공시시스템의 성격에 따라 세부적인 항목이 다르지만, 주요 사안은 대체로 양쪽 모두 등록된다.
이날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은 정상 운영됐다.
당장 거래소와 금감원 공시시스템에 상당한 시차(時差)가 생기면서 투자자간 `정보 불균형'이 생긴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금감원 측은 현재까지 피해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시스템 안전성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금품비리 등에 금감원 간부들이 대거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서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생겼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내부 점검과 단속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전에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지수 종가 산정이 49분간 지연되는 `황당한' 사고가 터졌다. 금감원은 이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해 이번 전산사고를 맞게 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