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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요 조선업체들이 뒤늦은 경기침체의 타격으로 고전하고 있다.
다른 업종의 업체들은 대부분 경기침체의 여파를 극복하고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문받은 선박의 제조에 3∼4년이 걸리는 조선업종의 특성상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경기침체의 여파가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10대 조선업체 중 6개 업체를 보유할 만큼 전 세계 조선업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이런 조선업계의 타격이 더욱 크다고 23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2008년 말 현재 밀려 있는 선박 주문이 350건에 달했고 올해 110척의 건조가 예상되는 등 올해까지는 충분한 조업물량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주문 실적은 소형 군함 10척에 그쳤고 작년에는 여러 종류의 선박 57척의 건조 주문을 받았다.
이런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 조선협회는 중국의 일부 조선소가 기존 주문 물량을 인도하고 난 후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물동량이 감소하고 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건조 주문도 급감한 여파가 뒤늦게 업계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선업계는 감원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대형 터빈이나 석유시추 플랫폼 등 다른 제품 부문으로 눈을 돌리는 등 침체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계약직 근로자 수를 올해 초보다 2천명 가량 줄였으며 내년 매출이 8%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중공업도 올해 600명가량의 근로자를 감원했고 일부 생산물량은 필리핀의 작업장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홍콩의 해운업체 시스팬의 제리 왕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완벽한 구매자 주도의 시장"이라면서 "조선소는 작업장을 채울 주문이 필요하다. 그들은 매우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