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침체 우려 속에 금리동결 기대감도
  •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9일 장중 코스피 1천700선이 무너지는 등 이틀 연속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이번 충격이 부동산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중론'으로 의견을 모았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과거 금융시장의 대체재였던 부동산시장이 금융에 종속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의 충격이 '9ㆍ11테러' 정도에서 그칠 지, '리먼브라더스'급으로 확대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도 "당초 미국 신용등급 하락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 증시는 폭락하지 않았느냐"면서 "최소한 다음주까지는 지켜봐야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수요자들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관망세를 유지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하반기 최대의 하락변수로 꼽혔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져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원갑 소장은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매매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건설업계가 '소나기는 피하자'는 심정으로 하반기 분양일정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6월부터 강남 거래량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급매물이 빠지는 추세였는데 매매가 다시 얼어붙을까 걱정"이라면서 "추석 연휴까지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올해 안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8월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 수요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어차피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금리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면 실보다 득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미국 더블딥 우려와 유럽의 재정난 등은 예고된 위기였기 때문에 여파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 위축에 따른 관망ㆍ정체에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수요가 꺼지면서 전세난은 좀 더 심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겨울철의 극심했던 전세난 학습효과로 선점에 나선 세입자들이 있어 가을철 전세대란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 물량은 수도권 12만6천285가구, 지방 6만3천988가구를 합쳐 전국적으로 19만273가구에 달한다.

    내달 분양을 앞둔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분양일정에 변동은 없다"면서 "하반기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도 적고 사업성도 검증된 수도권의 재개발ㆍ재건축이 대부분이라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또 송파 위례신도시와 강남 세곡지구 본청약 등 '알짜' 보금자리사업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해 분양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