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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역전시장에 있는 다문화 푸드랜드에 들어서면 태국인이 만드는 팟타이, 베트남식 전통 쌀국수 등 각국의 대표 음식들이 한자리에 펼쳐진다. 이곳은 다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태국 음식 전문점 ‘타이란나’를 운영하는 팥차린 잔노이(44, 태국)씨는 “기존에 경기도 광주에서 근로자들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했었는데 좀 더 한국 사람들에게 가까이 접근 할 수 있는 가게를 열고자 다문화 푸드랜드에 입점했다.”라며, “태국 음식의 맵고 진한 맛은 한국적인 ‘얼큰한’ 맛과 잘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쌀국수 볶음인 ‘팟파이’와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태국식 새우 수프인 ‘똠양꿍’을 추천했다.
“태국 음식을 잘 모를 수도 있는 손님들을 위해서 맛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는 중이고, 원하는 입맛에 맞게 매운 맛과 향신료를 잘 조절하여 내놓는다.”고 말했다. “저도 처음에는 한국 음식을 먹을때 ‘참기름’의 향과 맛이 강해서 이질적인 느낌을 느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했다.”라며 음식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베트남 음식 전문점 ‘포호앙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수(38, 베트남)씨는 “직접 뽑은 쌀국수와 특제 양념으로 맛을 낸 월남쌈을 주메뉴로 선보이고, 베트남 음식 경험 여부에 따라서 특유의 향신료 맛을 조절하여 내놓는다.”고 말했다.
몽골 음식점을 운영하는 서열마(37, 몽골)씨는 “몽골 음식은 유목 전통이 있는 특징상 고기 음식이 많은 편”이라며 “소고기, 양고기 속이 든 튀긴 만두, 구운 만두 등 다양한 만두요리와 장작불로 뜨거워진 돌로 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인 ‘허르헉’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음식점을 연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김알라(57, 우즈벡)씨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음식 문화를 소개하며 “러시아와 우즈벡 음식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양권에서 ‘밥’으로 식사를 하며 반찬을 곁들이듯이 특유의 쫄깃한 ‘빵’을 기본으로 다른 것을 곁들여 먹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메뉴로는 꼬치구이 요리인 ‘샤스릭’을 꼽으며, “우즈베키스탄이 이슬람 국가이다보니 양고기와 소고기를 기본으로 하지만 돼지고기도 융통성 있게 선택할 수 있게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홍연씨는 고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머니로부터 요리를 배웠다. 소씨는 가게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가지로 만든 요리인 ‘지삼선’을 추천하며 “가지, 피망, 감자 등 신선한 야채가 들어가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상인들은 하나같이 다문화 푸드랜드의 장점으로 “대형 쇼핑 매장에 있는 푸드코트처럼 다양한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매장끼리 서로 협조가 이뤄져 한 자리에서 몽골식 꼬치구이와 함께 베트남 쌀국수를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현재와 같이 분리된 공간으로 구성한 것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다 보니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각 식당마다 인테리어를 통해 각 국가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 음식점을 찾은 이만식(63)씨는 “베트남 음식을 오늘 처음 먹어보지만, 베트남 참전 세대로서 그 지역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많이 보고 들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된 내용을 보고 호기심에 와봤는데 다른 음식점도 한 번씩 다 들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문화 푸드랜드는 침체된 수원역전시장을 활성화시킬수 있는 물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