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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연초부터 4%대의 고공 행진을 해 오던 소비자물가는 급기야 지난 8월 5.3%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8월 (5.6%)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물가폭등의 3대 주범은 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돼지고기, 전세, 휘발유이다.
앞으로 물가도의 세 종목에 달렸다.
돼지고기는 올해 초까지 소·돼지 전염병인 구제역(口蹄疫)을 막기 위해 돼지 300만 마리를 대거 도살 처분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6월의 돼지고기 가격은 작년보다 46.3% 올랐고, 8월엔 상승률이 27.9%를 기록했다. 이런 가격 상승은 김치찌개 등 돼지고기를 쓰는 외식에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만 최근 들어 가격 급등세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수요가 일부 쇠고기로 이동하고 있다"며 "현재 kg당 5500∼5800원 수준인 돼지고기 지육(도축 후 가공 전 단계) 가격은 오는 10월에는 5200∼5500원, 11월 이후에는 5000∼530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휘발유 가격은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가 높을 때 들여다 놓은 원료가 소진되지 않았고, 제조 공정상 현재 원유가가 휘발유값에 반영되려면 3개월 이상 걸린다"고 밝혔다. 결국 8월 초 세계경제 쇼크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은 연말쯤에나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기름값은 유통구조 등의 영향으로 한번 오른 가격은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전세금이다. 8월의 전세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르면서 2003년 3월 이후 8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와 돼지고기는 그나마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세금은 그렇지 않다. 전세금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통상 계약 기간이 2년인 걸 고려하면 최소 2년 이상 오름세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