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의 잡스 추도식 참석은 특허 현안과 무관""휴대전화·태블릿PC 올 판매 목표 달성 가능"
  • 세계 10여 나라에서 애플과 소송전을 벌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법무팀을 보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18일 홍콩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법무팀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기술력이나 비즈니스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최근 법무팀을 보강했다"며 "앞으로 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에도 해외 특허와 지적재산 분쟁에 대비하고자 해외 법무담당을 신설하는 등 법무팀을 강화한 바 있는데, 이번 애플과의 특허 분쟁 이후 법무팀을 추가로 보강했다는 설명이다.

    신 사장은 "과거에는 무선사업 책임자로서 애플과의 관계에서 다소 방어적으로 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의 특허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며 "통신표준 특허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관련 특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멀티미디어나 사용자경험(UX) 관련 특허도 소송 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퀄컴 등 반도체 회사로부터 칩셋을 샀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특허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소송 전략과 관계돼 모두 말하지는 못하지만, (애플이 퀄컴 칩셋을 사들였더라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특허 관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범위도 넓히고 수위도 높여 대응하려 한다"고 말해 소송 국가나 소송에 쓰일 특허 종수가 늘어날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애플과의 특허전이 특허사용료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소송이 마치 '제스처'인 것처럼 속내가 달리 있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우리의 시장과 우리의 제품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구글이 19일 공개한 '갤럭시 넥서스'도 애플로부터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일단 알려진 특허는 상당부분 회피했다"면서도 "특허라는 게 밝혀진 특허도 있고 출원 중인 특허도 있는 등 복잡해서 소송당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재용 사장의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과 관련해서는 "고인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추모 의미를 띠고 가신 것으로 특허 현안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 밝힌다"며 업계에서 제기돼온 '극적 화해'설을 차단했다.

    한편, 신 사장은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갤럭시탭의 판매금지가 됐음에도 연초에 밝힌 목표인 '지난해 대비 5배 판매'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휴대전화 판매량이 3억대의 벽을 넘어간다"며 "연초에 약속드린 것을 지킬 수 있게 돼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세계 시장과 선진국 경제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휴대전화 시장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내년에도 스마트폰 부문은 금년과 마찬가지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에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정보의 평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안드로이드나 바다 OS를 이용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이후 관심이 쏠렸던 구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현재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종전과 같은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충성도 높은 고객이 적다는 지적에는 "피처폰 회사였던 삼성이 소용돌이 속에서 빠르게 스마트폰 회사로 상당히 성공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삼성도 머지않은 장래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 사장은 이날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과 스마트 기기 B2B(기업 대 기업)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는 내용도 아울러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