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대출 규모 14개월 연속 감소세이자비용 부담·부동산PF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연체율도 상승, 1분기 기준 약 8.80%까지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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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에 돌입한 가운데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는 2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출 연체율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로 매달 1조 원 가까이 빠지며 현재 100조 원 선까지 내려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전국 5000여 곳 PF 사업장에 새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사업성이 입증된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이 원활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부실 사업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성 평가 대상에는 저축은행·캐피탈사의 토지담보대출과 증권사의 채무보증 약정도 새롭게 포함됐으며 새마을금고도 평가받게 됐다. 기존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 였던 평가등급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했다. 평가기준 역시 사업장별 성격에 따라 브리지론(기준신설) 및 본PF로 구별했다.

    금융당국이 새로운 평가기준을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PF 대출 230조 원 가운데 최대 10% 가량인 23조 원 규모의 사업장이 '유의' 혹은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될 것으로 추정됐다. 악화우려 사업장 규모는 2~3%(약 4조~7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 업권의 대출 규모는 1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 원으로 전달(102조3301억 원)보다 9524억 원(1.0%) 줄었다. 

    저축은행 업권 여신 잔액은 지난해 1월 115조6003억 원을 기록한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지난 2021년 12월(100조5883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앞서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5600억 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고금리 수신 유치 경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과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예상손실 규모를 2조6000억~4조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추가로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1조~3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업권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5633억 원에서 올해 최대 2조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약 8.80% 수준으로 전해졌다. 연체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2.51%, 2022년 3.41%를 기록한 뒤 지난해 6.55%로 올랐다.

    올해도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충당금 적립이 늘고 경·공매 부담이 가중되면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손실흡수여력이 미흡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1%에 미달하는 BIS자본비율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적인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호한 자본적정성, 대주주의 지원능력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저축은행 사태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다만, 부동산시장의 빠른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현재의 충당금 수준은 낙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관계자는 "BIS 자본비율이 14.85%인데 사업성 재평가로 인한 추가 충당금 적립과 구조조정에도 이 비율은 채 1% 포인트도 내려가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