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자본주의 `티핑 포인트' 도달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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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이제 변화의 일보직전(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티핑 포인트' 이론은 미국 기자이자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내놓은 것으로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작은 변화들이 쌓여,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단계를 말한다.
영국 워릭 대학의 리처드 램버드 총장은 "반(反) 월가 시위는 시장 자본주의가 제기능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대중의 불안이 표출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시위대의 뉴욕 시 캠프 철수가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자와 영국 산업동맹(CBI) 사무총장을 역임한 램버트 총장은 시장 자본주의가 본래 다른 어느 대안보다 효율적이고 사회전체에 번영을 가져온다는 가설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지난 몇년 동안 이 가설들이 먹혀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시장이론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았고 시장 기능 실패로 많은 대중이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경제적 과실이 부당하게 배분됐다. 특히 미국에서는 상위 1%가 이익의 거의 25%를 차지하는 심한 불균형이 매년 나타나고 있다. 이는 25년 전의 그것과 비교하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고교 졸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중산층의 소득이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램버트 총장의 분석은 계속된다.
수입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결국 일부 우파 정치가들도 최근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 비판 시위에 동조하기에 이른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램버트 총장은 이같은 현실을 종합하면 자본주의가 모종의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이는 지난 30년 동안 시장을 지배해 온 승자 독식주의를 종식시킬 수도 있다고 내다보았다.
그는 승자 독식주의를 그대로 두면 대중적 불안을 반영해 조만간 정치적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공격적인 규제 강화와 진보주의적인 세제 개편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승자 독식주의의 대체로 거론되고 있는 자유시장 근본주의 만큼이나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극약처방에 앞서 경제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해야 사업 이익도 있다는 인식과 함께 경제적 이익 혹은 손실만으로 성공과 실패로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램버트 총장은 제언했다. 신뢰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시장경제가 성립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램버트 총장은 자본주의가 과거에도 정치적, 사회적 압력에 적응하면서 변화해 왔다면서 지금이야 말로 또다시 변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