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09년 이후 '녹색성장 국가전략' 차원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주요 녹색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와 비교해 약 80% 정도로, 4년 남짓 뒤쳐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5일 '중점녹색기술 수준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27대 중점녹색기술 분야 131개 전략제품·서비스 수준에 대해 8천700명의 산·학·연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녹색기술 전반을 주제로 이처럼 큰 규모로 기술수준 평가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27대 중점녹색기술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100%)의 77.4% 정도였다. EU(99.4%), 일본(95.3%)에도 큰 격차로 뒤졌지만, 중국(67.1%) 보다는 앞섰다.

    또 시간으로 따진 세계 최고기술(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격차는 4.1년으로 추정됐다. EU(3.9년), 일본(3.1년) 역시 우리보다 3년이상 앞섰으나, 중국의 경우 반대로 우리가 2.1년 정도 리드했다.

    27대 기술별로 살펴보면, 세계 최고기술 대비 수준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녹색기술은 개량형 경수로 설계 및 건설기술(90.1%)이었고, 이어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고효율 저가화 기술(85.0%) ▲고효율 저공해 차량기술(84.5%)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82.1%) 등도 비교적 최고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탄가스화 복합발전기술(63.5%) ▲기후변화 예측 및 모델링 개발 기술(65.6%) ▲유해성물질 모니터링 및 환경정화기술(66.5%)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기술(67.5%) 등은 평균(77.4%)에도 크게 못 미쳐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간상 기술격차도 분야별로 짧게는 2.1년에서 길게는 8.8년까지 차이가 컸다.

    세계 최고 수준과의 격차가 가장 작은 분야는 역시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고효율 저가화 기술(2.1년)이었고,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및 그린IT 기술(2.5년) ▲고효율 저공해 차량기술(2.6년)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시스템 기술(2.9년) 등도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았다.

    그러나 ▲친환경 핵비확산성 고속로 및 순환핵연료주기 시스템기술(8.8년) ▲석탄가스화 복합발전기술(8.3년)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7.5년) ▲기후변화 예측 및 모델링 개발기술(7.4년) 등의 경우 당분간 세계 최고 수준을 따라잡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고 수준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R&D 투자재원 확대, 개발 기술의 사업화·활성 지원, 제도.정책 지원, 산.학.연 협력 활성 등이 주로 제안됐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주요 녹색기술의 사회적 실현 시점을 ▲개량형 경수로(2017년) ▲조명용 LED 및 그린IT 기술(2017년) ▲고효율 2차전지 기술(2017년) ▲실리콘계 태양전지(2018년) ▲지능형 교통·물류 기술(2019년) ▲비실리콘계 태양전지 기술(2019년) ▲바이오에너지기술(2020년) ▲고속로(2030년) ▲핵융합로(2033년) 등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정부의 R&D 투자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KISTEP은 보고서에서 "이번 기술평가에서 나타난 추세대로라면 2012년도 기술수준 목표인 '선진국 대비 80%'는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며 "더구나 3년 후 세계 최고 기술과의 격차는 1.7년 정도 더 좁혀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석탄가스화 복합발전, 기후변화 예측 및 모델링 개발, 유해성 물질 모니터링 및 환경정화,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등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분야의 경우 체계적 분석과 대책, 새로운 투자전략이 시급하다고 KISTEP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