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벨로시랩터 같은 빠르고 작은 육식공룡들의 유난히 큰 발톱은 먹잇감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꽉 붙잡는 역할을 하지만 새가 날기 시작한 과정을 밝히는데도 단서를 던져주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5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벨로시랩터와 데이노니쿠스 등을 포함하는 육식공룡 드로마이오사우루스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낫 모양의 발톱을 현대 조류와 비교한 결과 모두 두번째 발가락(D-2)에 갈고리 모양의 발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오늘날의 매와 독수리는 D-2에 이들과 같이 매우 큰 갈고리 발톱을 갖고 있다. 이런 발톱은 먹잇감이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는 역할을 하는데 드로마이오사우루스의 둘째 발톱 역시 같은 기능을 수행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전략은 자기와 몸 크기가 비슷해 벗어나려고 몸부림칠만한 먹잇감에만 필요했을 것이다. 더 작은 먹잇감 동물은 그저 큰 발로 짓이기기만 해도 쉽게 죽었겠지만 이처럼 큰 사냥감은 산 채로 뜯어먹는 동안 붙잡고 있어야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들 공룡의 발 구조는 속도보다는 힘을 내는 데 더 적합해 이들이 달리기보다는 무언가 붙잡는 것을 더 잘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사람과 달리 대부분의 공룡과 새들은 발가락으로 걷기만 했고 따라서 윗발목마디(척골: 발목마디와 발가락 사이의 부분)는 그 자체가 다리의 일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척골이 길면 보폭이 넓어지고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지만 드로마이오사우루스의 척골은 매우 짧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오늘날 조류들은 비교적 짧은 척골을 갖고 있어 발에 추가로 힘을 줄 수 있다. 벨로시랩터와 데이노니쿠스 역시 매우 짧고 강한 척골을 갖고 있어 이들 역시 강하긴 하지만 빨리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특징들은 새들의 비행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짐작하게 해주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오늘날 매가 먹잇감 동물에 큰 발톱을 박으면 더 이상 발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매는 날개를 퍼덕여 제 몸으로 누르고 있는 먹잇감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연구진은 드로마이오사우루스의 화석에서 볼 수 있는 완전히 형성된 날개를 오늘날 새의 날개처럼 퍼덕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절반의 날개'는 완전한 날개보다는 비행에 필요한 것보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중간단계'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