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미국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경제를 둘러싼 위험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유럽 재정위기 완화 조짐

    스페인은 20일(현지시간) 만기 3∼6개월물 국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발행 규모는 56억유로로, 당초 목표치인 45억유로를 훌쩍 뛰어넘는다.

    발행 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3월물의 경우 1.74%로, 지난달 발행 금리 5.11%보다 대폭 하락했다. 6월물도 5.23%에서 2.44%로 내려앉았다. 이는 스페인의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스페인 국채 발행 성공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 대출 만기를 3년으로 연장하기로 하면서 시장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페인이 강력한 긴축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날 선출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더 강한 긴축을 공언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초 7.48%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6.61%로 떨어졌다. 2년물의 경우 7%대에서 5% 초반대로 하락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의 하락세는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ECB 조치에 힘입어 유럽 은행들의 위험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유럽 은행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4일 51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에서 20일에는 494bp로 떨어졌다.

    유럽 은행 단기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3개월물 유리보(Euribor.유로존 은행간 금리)-OIS(초단기 대출금리) 스프레드도 대폭 하락했다.

    유로존 핵심국인 독일의 12월 기업환경지수가 107.2로 지난달(106.6)보다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도 재정위기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의 해소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점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은행 위험 지표의 절대적인 수준이 높고 프랑스를 포함한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남아있어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경기 선순환 기대…주택지표 개선

    미국 경기도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말 소비 호조가 일시적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드는 양상을 보인다.

    전날 발표된 11월 미국 신규주택착공 건수는 68만5천건으로 작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주택경기 회복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의 주택경기지표는 소비나 투자와 직결돼 있어 경기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다른 지표들도 예상보다 양호한 편이다.

    비농업 고용은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하락했다. 제조업지수도 안정적이다.

    오는 22일 발표되는 미국의 기존주택매매, 24일 신규주택매매 등의 지표들도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미국 연말소비 호조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는데 주택경기지표가 잘 나오면서 미국 경기가 선순환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