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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세계 2위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을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글로벌 정보통신(IT) 분야에서 5위권(시가총액기준)에 들어갔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천369억달러로 같은 날 오라클의 1천310억달러를 웃돌았다. 삼성전자가 오라클의 시총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말에는 오라클 시총이 300억달러 이상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았을 때는 그 차이가 600억달러 수준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자 차이는 빠르게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10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환율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 21일 12% 폭락했다.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삼성전자를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 23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인텔(1천242억달러)보다 120억달러 많았다. 작년 말 60억달러에서 차이를 더 벌렸다. 지난 9월 환율 급등 당시에는 인텔이 삼성전자 시총을 200억달러 이상 웃돌기도 했으나 삼성전자가 다시 약진해 순위를 뒤집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3천749억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2천190억달러), IBM(2천177억달러), 구글(2천51억달러)에 이어 글로벌 IT 기업 중 5위로 부상했다.
현대차의 도약도 돋보였다.
이 회사는 올해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 중 거의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시총 순위는 작년 말 8위권에서 현재는 5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작년 말 338억달러였던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23일 현재 412억달러로 20% 넘게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작년 말 553억달러에서 321억달러로 급감해 현대차에 밀렸다. 포드와 BMW의 시총은 각각 416억달러, 438억달러로 현대차의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대차보다 확실하게 시총이 큰 자동차기업은 도요타(1천101억달러)와 폴크스바겐(668억달러), 혼다(539억달러), 다임러(479억달러) 정도로 압축됐다.
포스코는 철강분야에서 최강자다. 지난 8월18일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의 시총을 처음 앞지른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 시총은 23일 현재 299억달러로 아르셀로미탈(286억달러)를 소폭 웃돌고 있다.
신일본제철의 시총은 지난해 말 243억달러에서 163억달러로 급감해 포스코와 차이가 더 벌어졌다.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대표기업들에게는 2008년 금융위기가 기회가 됐다. 그때 이후로 세계 경쟁기업들과 이익 격차를 벌리면서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졌고 이는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윤세욱 교수는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차 등은 다국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충분한 외형 성장을 했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으려면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