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아에서 북한과 미얀마 두 곳만이 증권거래소가 없는 국가로 남게 됐다.
    중국 등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마저 개혁ㆍ개방에 나서며 자본주의를 수용해 증권거래소를 설치했지만 주식회사 개념이 없는 북한은 한동안 거래소 설립이 불가능해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엔(UN) 회원국 191개국 중 증권거래소가 설치된 국가는 전체의 55.5%인 106곳에 달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 회원국이 53곳이고 WFE 회원국은 아니지만 거래소를 운영하는 나라가 53곳이다.

    그러나 북한, 미얀마, 에티오피아, 온두라스 등을 포함한 전 세계 56개 국가는 아직 정식 거래소가 없다.

    아시아에서 거래소가 없는 나라는 북한을 비롯해 캄보디아,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팔라우, 동티모르, 브루나이 등 8곳이다. 작은 섬나라와 최근 전쟁을 겪은 아프가니스탄 등을 제외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국가로는 동아시아의 북한과 미얀마, 캄보디아 정도가 꼽힌다.

    캄보디아는 한국거래소와 합작을 통해 올해 3월 거래소를 정식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이제 북한과 미얀마만 남게 된다.

    미얀만도 1996년 장외시장을 설치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일본 도쿄거래소가 거래소 설치를 위해 협력을 제의하고 있어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사실상 북한만 남을 전망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처럼 사회주의 국가이거나 과거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국가들도 자본주의를 수용하며 증권거래소를 설치했다.

    최근 시민혁명이 발생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축출된 리비아에도 증권거래소가 있다.

    북한에 증권거래소가 없는 것은 주식회사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국가 소유여서 주식을 발행해 투자를 받는 일이 없다. 주식회사는 결국 사유화를 공공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북한이 개혁ㆍ개방에 나설지 관심이 높아졌지만 주식회사 개념 도입이나 거래소 설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당분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안정적인 권력 승계를 위해 내부 체제 안정에 힘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거래소 설치 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도부가 그런 개혁ㆍ개방을 했을 때는 자기들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전제가 중요한데 북한은 그것이 안 된다"고 말했다.